7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재수학원. 수강생 30여 명 중 10명 가량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학생이 기침하자 다른 학생들이 힐긋 쳐다봤다. 비슷한 시각 범어동의 다른 초등교습학원은 6명 규모의 교실에 절반 정도가 결석한 상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퍼지면서 대구 학원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여파로 학원에 등록하려는 학생이 줄어드는 등 학원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일 한국학원총연합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신종코로나가 퍼진 1월 말부터 초·중·고 및 대입 학원 등록 문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학기를 앞둔 2월은 평소 학원마다 학부모의 문의가 하루 평균 적게는 10건에서 많게는 수십 건에 이르는 시기지만 올해는 문의가 하루 1, 2건에 머물고 있다.
한 재수학원의 진학실장은 "개강을 앞두고 상담하러 오는 학생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수준이다. 문의하러 오는 학생 대부분도 마스크를 끼고 온다"고 했다.
한 초등교습학원 원장도 "요즘에는 문의 연락이 한 통도 안 온다"며 "이미 등록한 학부모 중에도 2월 한 달은 쉬겠다는 사람도 적잖다"고 말했다.
학원가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당장 신종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없는 데다 대구에서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면 폐업하는 학원이 속출할 정도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확진자가 나온 서울시교육청 등은 일부 학원 휴원을 권고했다. 휴원하게 되면 환불 조치를 해야 하는 등 학원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입게 된다.
한 영어학원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대구에서 감염자가 나와 영세한 학원들이 문을 닫았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며 "한 반에 6명 정도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 2명 정도만 나오지 않아도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학원 업계는 학생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 정동화 한국학원총연합회 대구지회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학원에서는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등 감염병 예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