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코로나 파장 확산…"한겨울 공장 멈추긴 처음"

섬유업체 재고 바닥 보이고 여행업계·유통가 발길 뚝 끊겨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 난항

8일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이 신종코로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형 기자. 매일신문DB
8일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이 신종코로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형 기자. 매일신문DB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사태가 설 연휴즈음 본격화한지 보름이 지나면서 우리 경제 각 부문에 줄줄이 빨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대구경북에선 지난 설 명절 동안 확진 환자가 대구를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지역 경제의 충격은 생산과 소비 전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산 부품이나 원자재 수급이 난항을 빚으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기계, 섬유 등 제조업체들은 수주물량 감소,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성서산단에 있는 금속가공업체 A사 관계자는 "다음주 중 3일 정도 공장 가동을 멈추려고 한다"며 "보통 비수기인 8월 초 수주 물량이 없을 때 회사 전체가 일주일씩 쉬곤 한 적은 있지만 한겨울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구 서구 섬유업체 B사 대표는 "지난주부터 중국 염료나 천이 아예 안들어오는데 재고가 2주 분량 밖에 남아있지 않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감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소비 위축세가 뚜렷하다.

여행업계는 연이은 악재에 거의 존폐기로에 내몰렸다. 이미 일본불매운동으로 매출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에서 신종코로나 사태로 해외는 물론 국내여행까지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바깥출입을 꺼리는 탓에 외식을 자제하면서 음식점들도 매출감소에 힘겨워하고 있고, 백화점·마트·극장 등 유통가도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주부 C(42)씨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 하루 세끼 밥 해 먹이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아이들도 뉴스를 접하다보니 먼저 나서서 '사먹는 음식은 싫다'고 말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공중화장실 이용도 꺼려 어딜 갈수가 없더라"고 했다.

소비와 생산이 함께 된서리를 맞으면서 올해 반등을 노렸던 한국 경제도 휘청대고 있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1%로 당초 정부가 제시한 2.4%보다 0.3%포인트(p) 낮게 전망했다. 또 세계 주요 투자은행(IB)과 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최근 한국의 올해 수출과 투자 증가율 전망을 0.1%p에서 최대 1%p까지 낮췄다.

올해 대구경북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사실상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연구원(대경연)은 지난달 대구 2.1%, 경북 0.9%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임규채 대경연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 달리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는 서비스업 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와 기계부품업계, 특히 관광업계에서 1분기 큰 타격이 예상되며, 사태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지역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