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9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북구 침산동 북구보건소 1층 당직실. 주말 당직을 맡은 치매관리팀 김현숙(56·여) 씨는 전화기 옆을 떠나지 못하고 책상에 앉은 채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관련 문의가 언제 걸려올지 몰라서다. 김 씨는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로 잠을 제대로 못 자 눈이 며칠째 충혈돼 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보건당국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신종코로나 문의 전화나 의심환자가 언제 올지 몰라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24시간 준비 태세를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주말인 8일 오후 9시 북구보건소 4층의 감염예방대책본부 콜센터.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걸려온 전화 문의는 1통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책본부 쪽에서는 불철주야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많은 날은 20통까지 문의 전화가 들어왔다고 했다.
7일 질병관리본부가 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검사 지침을 중국 외 지역까지 포함하면서 보건소에 걸려오는 신종코로나 문의는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17번째 확진자 이동경로인 대구 북구와 수성구 관할 보건소에는 지난주에 비해 2~3배 문의가 늘어났다. 확진자가 지나간 지역의 주민들이 독감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도 문의 전화를 걸어오기 때문이다.
보건소 담당 직원들은 가벼운 질환의 문의라도 허투루 답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지침대로 답해야한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단순 발열이나 호흡기 질환 등으로 문의했을 경우에도 일반 진료를 받아보라고 한 뒤 간단한 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귀향 수성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은 "감기가 의심되는데 검사해달라는 문의가 대부분이다. 전화가 끊이지 않아 8일 오전에는 직원들이 콜센터 전화에 불이 났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가벼운 증상이지만 불안감 때문에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강형옥 북구보건소 진료의사는 "아이가 제주도에 다녀오고 열이 난다며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는데 알고 보니 편도가 부은 것이었다. 괜찮으니 개인 병원에 가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건소 측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부족한 인력으로도 24시간 가동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북구보건소와 수성구보건소 모두 신종코로나를 전담하는 감염예방팀만으로는 손이 모자라다고 했다.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여서 보건소 전 부서 인력이 동원돼 신종코로나 관련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은정 북구보건소 감염예방팀장은 "가벼운 증상의 문의가 들어오더라도 관련 보건 위생을 전달하는 등 주민들의 불안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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