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국 최악 총기 테러' 안타까운 죽음들…절체절명 순간도

일가족 3명·13세 중학생 하늘로…바로 옆 엄마 잃은 고교생도 충격
소리 안 내려 신발 벗고 탈출…화장실 숨어 CCTV 정보로 동선 파악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에서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에서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국 총기난사 사건 범인인 군인 짜끄라판 톰마가 총을 들고 8일(현지시간) 북동부 나콘랏차시마 시내 대형 쇼핑몰
태국 총기난사 사건 범인인 군인 짜끄라판 톰마가 총을 들고 8일(현지시간) 북동부 나콘랏차시마 시내 대형 쇼핑몰 '터미널 21 코라트 몰'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 태국 국영방송 MCOT 제공 비디오 캡처 사진. 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에서 9일(현지시간)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한 자녀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에서 9일(현지시간)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한 자녀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9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 사건으로 태국 전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10일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동북부 나콘랏차시마의 한 병원 영안실 앞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이 굽이쳤다. 시리랏 꾸알락사(43)는 범인이 난사한 총탄에 여동생과 매부, 그리고 어린 조카를 한꺼번에 잃었다. 시리랏은 사건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여동생 빠팟차야(33)와 대화를 나누며 무사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대화가 끊겼고 나중에 이들의 사망을 확인해야 했다.

13살 중학생 라차논 깐차나메티는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범인이 쏜 총탄에 유명을 달리했다. 범인은 부대에서 총기와 군용 차량을 탈취한 뒤 쇼핑몰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행인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는데, 라차논은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병원에 입원한 고등학생 나촛 초티끌랑은 당시 엄마가 모는 차를 타고 범인의 차 옆을 지나고 있었다. 범인은 차 유리창을 향해 총을 쐈고 나촛은 몸을 웅크려 목숨을 건졌으나 그의 엄마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절체절명의 순간도 적지 않았다. 쇼핑몰 3층에서 수제 공예품을 팔던 팔라완 쁠로유디(50)는 총소리가 나자 다른 상점 주인 및 고객들과 함께 가게 뒤편에 숨었다. 그러나 곧 발각됐다는 것을 깨닫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신발을 벗은 채 보안요원 사무실로 달려간 뒤 내부 화재용 비상계단을 통해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음악 교사로 일하는 차나팁 솜사꾼(33)은 아내 및 세 살 난 딸, 쇼핑객, 점원 등 20여명과 함께 사건 당시 4층 화장실 내에 숨어 있었다. 차나팁은 이후 소셜미디어 메시지나 전화를 이용해 경찰, 쇼핑몰 근무자 그리고 간호사 등에게 구조 메시지를 보냈고 쇼핑몰 폐쇄회로(CC)TV 실에 근무하는 직원이 범인의 위치를 시시각각 알려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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