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건고 28회, 우간다 내 남수단 난민촌에 학교 세워 '뜻있는 회갑'

61명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으로 4개 동 건물 지난달에 준공
현재 대건고 학생도 힘을 보태 장학금과 학용품 등 전달

올해 회갑을 맞은 대구 대건고 28회 졸업생으로 구성된 대건28봉사단은 지난달 21일 아프리카 우간다의 남수단 난민촌에 중고등학교 건물을 지었다. 2017년 초부터 약 3년간 모은 성금으로 이룬 성과다. 지난달 남수단에서 열린 대건팔로리냐중고등학교 준공식의 모습. 대건28봉사단 제공
올해 회갑을 맞은 대구 대건고 28회 졸업생으로 구성된 대건28봉사단은 지난달 21일 아프리카 우간다의 남수단 난민촌에 중고등학교 건물을 지었다. 2017년 초부터 약 3년간 모은 성금으로 이룬 성과다. 지난달 남수단에서 열린 대건팔로리냐중고등학교 준공식의 모습. 대건28봉사단 제공

대구 대건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아프리카 우간다의 남수단 난민촌에 모교의 이름을 딴 학교를 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회갑을 맞은 이들은 학교가 필요한 아프리카 주민을 위해 기부금을 모아 공사대금을 마련했다. 더불어 현지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용품도 전달했다.

대건고 28회 졸업생이 모인 '대건28봉사단'(단장 이춘희, 이하 봉사단)은 지난달 21일 아프리카 우간다 팔로리냐 지역 남수단 난민촌에서 '대건팔로리냐중고등학교'(이하 팔로리냐학교) 준공식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팔로리냐학교는 봉사단 61명이 직접 모은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로 지어졌다. 부지 약 2만3천㎡(7천 평)는 주민으로부터 기증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공사를 시작해 행정실과 과학실, 강의실 등 4개 동을 최근 완공했다. 현지 주민과 상의한 끝에 '대건'과 현지 지명인 '팔로리냐'를 합쳐 학교 이름을 지었다. 올해 학생 수가 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팔로리냐학교의 시작은 지난 2016년 말 동기 모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생 동기 10여 명은 2020년 회갑을 뜻있게 맞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마침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동기인 정붕진 선교사가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자고 제안했고, 다른 동기들이 흔쾌히 수락했다. 내친김에 이듬해 1월 6일 발기인총회를 열고 봉사단을 구성했다.

처음 제안한 정 선교사는 남수단의 정세가 불안해 우간다로 옮겨 비정부기구(NGO)인 '더멋진세상' 우간다지부장을 맡았다. 그러면서 우간다 국경인 팔로리냐 지역 남수단 난민촌에서 활동하게 됐다. 남수단 난민촌에 건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봉사단은 이곳에 학교를 짓기로 했다.

2017년 초 모금을 시작해 알음알음 좋은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동창들을 모았다. 61명까지 회원을 늘렸고, 모금 2년 반 만에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봉사단은 외부의 도움 없이 오직 회원인 동창생의 성금만을 모아 학교를 지었다.

봉사단은 학교 건물 건립 후 남은 자금과 대건고 재학생들의 성금을 합쳐, 지난달 준공식 때 현지 학생 82명에게 1년치 수업료를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달 8일에는 총회를 열고 '대건팔로리냐장학회'를 결성하기로 다시 뜻을 모았다. 학자금 부담으로 현지 초등학생의 중학교 진학률이 10~1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건물뿐만 아니라 중등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연간 1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춘희 대건28봉사단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난민촌 학생과 주민들이 새롭게 지은 학교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61세 회갑을 맞은 동기 61명이 먼 나라 학생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고아 등 어려운 형편의 현지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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