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대구 동을)이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에 "당을 합치자"고 제안함에 따라 친박(친박근혜)계가 정치적 수세에 몰렸다. 유 위원장이 합당 시 공천도 개혁보수를 이룰 공천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탓에 자신들이 '옹립'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이에 응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쇄신의 '칼날'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10일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 대 당 통합의 최대 암초를 '친박'으로 꼽았다. 전날 유 위원장이 불출마 의사와 함께 신설합당 추진을 선언하며 새로 만들 당에 대해 "도로 친박당, 도로 친이(친이명박)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정한 공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과 야당이 된 지난 3년간 보수정치의 모습은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해서다.
대권 주자인 황교안 대표와 본인이 총선을 위해 내려놓은 만큼 탄핵의 책임이 있는 친박계 인사들도 희생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합당 국면에서 한국당을 향해 개혁보수 실현 압박을 더 강하게 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 위원장이 '현재 한국당의 모습은 여전히 개혁보수와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내비친 셈인데 한국당과 물밑 논의를 하면서도 합당과 독자노선을 두고 주저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번 결심으로 자연스럽게 험지 출마를 택한 황 대표처럼 한국당 지도부와 친박계에게 책임질 것은 져야 한다고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이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유 위원장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 위원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험지에서 싸워야 한다'며 불출마에 대한 평가를 낮춘 것도 결국은 이러한 '희생' 요구에 대한 압박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면 된다"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유 위원장의 결단이 되레 보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친박계 의원들이 유 위원장을 받아들이며 용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등으로 합류를 선택하며 보수통합을 등지는 '경우의 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유 위원장이 친이계를 언급한 부분 역시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친이계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중심으로 보수 통합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유 위원장이 이들에 대한 우려를 내놓은 것.
혁통위 구성을 이끈 국민통합연대는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끌고 있다. 혁통위원장인 박형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간사인 안연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 역시 친이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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