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해냈다.
영화 '기생충'은 1인치 언어의 장벽과 완고한 백인 중심 오스카의 전통을 깨고 9일(미국 현지시간) 각본상 수상을 필두로 국제영화상, 작품상, 감독상이라는 4관왕을 거머쥐었다. 아카데미 수상은 101년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이며, 오스카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도 최초로 92년 아카데미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은 쾌거였다.
영화계는 '기생충' 수상이 한국 영화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백인 일색' 편협한 오명 벗어나
'기생충'의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과 각본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받을 지는 미지수였다. 이런 사실은 미국 내 언론마저도 수상 견해가 엇갈릴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뭐니뭐니해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외국어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전례가 없었던 관계로 '오스카가 과연 새 역사를 쓸지, 전통을 고수할지'가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였다. 여기에 '기생충'과 경합할 작품으로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
더구나 '1917'은 할리우드가 좋아하는 미국 전쟁영화이고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고 아카데미 전초전인 미국제작자조합(PGA)상과 감독조합(DGA)상을 받아 여러모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아카데미상은 영어권 영화를 중심으로 시상하는 미국 영화상으로 의외의 선택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생충'의 선전은 '이변'에 속한다.
뉴욕타임스(NYT)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넌은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아카데미가 백인 일색의 편협한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게 했다"고 썼다.
◆제2의 봉준호 나오려면 한국영화계 토양 바꿔야
'기생충'은 세계 영화계와 평단, 대중적 호응까지 모두 사로잡은 보기 드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스 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 북미 수입은 9일 기준 3천437만 달러(약 410억원)이며 전체 글로벌 수익은 1억6천426만 달러(약 1천960억원)에 이른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 비평지수는 99%로 세계적 영화 사이트인 IMDB 관객 선정 '최고 평가 영화'에선 전 세계 250편 작품 중 26위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이다.
586세대인 지역의 한 아티스트는 "중고시절 오스카 수상식은 마치 다른 별나라에서 열리는 그들만의 잔치인 줄만 여겼는데 우리 영화가 최고상을 받았다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은 봉준호 같은 '천재'가 더 나오려면 한국영화계 토양부터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대 황금기를 누리며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영화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다양성이 사라지면서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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