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쪽방촌.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박모(61) 씨는 "정부에서 달마다 16만원을 지원받고 있는데 3천500원짜리 마스크를 어떻게 내 돈 주고 사겠냐"고 말했다. 김모(81) 씨도 "요즘 마스크 가격이 밥값보다 비싸다"며 "지난해 쪽방 상담소에서 나눠준 일회용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여러 번 사용한다"고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의 저소득층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마스크 사용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 대구시와 각 구·군이 재난 취약계층을 위해 마스크를 긴급으로 사들여 배부할 계획이지만,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이모(65) 씨는 요즘 거의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신종코로나가 퍼진다는 이야기에 외출을 줄였다. 이 씨는 "어려운 형편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는 데 돈을 쓰기도 아까워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다"며 "주변에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마스크 지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말 저소득층 마스크 보급사업 보조금으로 30억원을 8개 구·군에 지원했다. 구·군은 이를 바탕으로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재난 취약계층 긴급 마스크 구매와 지원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마스크 물량 확보는 쉽지 않다. 구·군별로 확보해야 하는 물량이 수십만 장인데 이를 생산할 만한 업체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조달청을 통해 입찰할 경우 2개월 이상이 걸려 제때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 마스크 생산 업체에 개별적으로 직접 연락하고 있다"며 "100만 장 가까이 필요한데 수요가 몰려 주문할 수 있는 양이 1만 장이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주문 후 10일 이상 기다려야 해 제때 저소득층에게 나눠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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