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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항 수상한 땅 거래' A시의원도 가족 명의로 매입

2018년 3억3천만원에 산 땅 S건설사 10억3천원에 사들여 7억원 차익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활동…의회 반대에도 결정변경 강행
시민단체 "땅 투기 철저 조사"

포항시청사 전경. 매일신문DB
포항시청사 전경. 매일신문DB

포항시 '도시계획관리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등(이하 결정변경)'으로 엄청난 땅값 이득을 보게 될 인사 가운데 현직 포항시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정변경 과정에 공정을 기한다는 의미에서 기초의회 의원을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참여시킨 취지가 무색해졌을 뿐 아니라 권한을 자신의 배 불리기에 악용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 매일신문 취재 결과 도시계획심의위원인 A 포항시의원은 이번 결정변경에 포함된 포항 남구 이동지역 한 산지의 절반을 자신의 가족 명의로 2018년 1월 3억3천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산지의 나머지 절반은 2019년 10월 포항 건설사 S사가 10억3천만원에 사들였다. A 시의원은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7억원의 차익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113조는 도시계획심의위원은 자문에 응한 안건에 대해 직접 관여하거나 이해관계인이 관계될 경우 제척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A 시의원은 본인이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족 명의 땅을 주거용지로 바꿔 이득을 챙긴 것이다. 앞서 또 다른 심의위원 2명도 본인과 가족 명의로 포항 이동지역과 대련지역에 각각 8천400㎡와 4천200㎡에 이르는 땅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돼 실정법 위반이란 지적이 나온다.

A 시의원의 땅 소유 사실이 확인되자 '결정변경 커넥션'이 단순히 일부 심의위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포항시는 S사에 유리하게 결정변경을 해줬고, 이를 심의하는 심의위원 가운데 A 시의원과 S사 하청업을 하는 B 심의위원, 다른 C 심의위원 등이 개인 이권을 좇아 시의회 반대에도 안건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결국 일부 계층의 이권을 위해 결정변경이 강행됐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포항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S사와 시의원 등 지역 유력인사들이 정보력과 영향력을 악용해 땅 투기로 돈을 벌어들인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결정변경이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 부당한 영향력을 통해 이권을 챙긴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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