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원·영화박물관…대구 예비후보들 '봉준호 공약' 봇물

아카데미 4관왕 논평도 잇따라…"한국이 문화 창작의 자유 보장"
"불평등·자본주의 폐해 해결을"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국제영화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가나다 순)
(가나다 순)

대구 출신의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르자 4·15 총선 예비후보들이 봉준호 관련 공약과 논평을 우후죽순 내놓고 있다.

◆봉준호 기념관, 봉준호 공원, 봉준호 거리, 봉준호 동상

대구 중남의 예비후보 3명은 봉준호 감독이 남구에서 나고 자란 연고를 앞세워 관련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장원용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봉준호 감독은 대명5동에 있는 남도초교를 다녔다"며 "봉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하고 남도초교 인근 대명2공원을 '봉준호 공원'으로 개명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식 한국당 예비후보는 "봉준호 생가터 복원을 비롯해 봉준호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고 봉준호 동상과 영화 '기생충' 조형물까지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배 예비후보는 "봉 감독의 위대한 업적을 영구 보존하고 계승시키기 위해 그가 태어나 성장한 남구 생가터 주변지역을 '봉준호 영화·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도건우 한국당 예비후보는 '봉준호 타운' 조성안을 내놨다.

도 예비후보는 "남구 이천동에서 태어난 저는 봉준호 감독과 남구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또래 세대"라며 "봉준호 명예의 전당을 비롯해 영화박물관, 독립영화 멀티 상영관, 가상현실(VR) 체험관, 봉준호 아카데미 등을 유치해 '봉준호 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 대구 달서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효상 한국당 의원(비례)은 대구신청사 옆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 건립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대구가 봉준호 감독의 고향인 만큼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하겠다"며 "유니버셜스튜디오에 버금가는 영화테마 관광컴플렉스로 발전시킨다면 대구가 대구신청사와 함께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대구 동갑의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미래에 봉준호 감독과 같은 청년이 다시 나오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 동구에 '청년 미래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상 의의 두고 "자본주의 승리 vs 불평등 해소해야"

대구 달서갑의 홍석준 한국당 예비후보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은 봉준호 감독의 역량에 더해 한국이 문화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예비후보는 "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했다"며 "그건 봉준호 감독의 개인적인 역량에다 노태우 대통령 이래로 문화 창작의 자유를 완전히 허락했기 때문이며 중국이 아무리 기를 써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는 부문이 문화산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체제경쟁에서 승리한 이유가 바로 인간에게 자유를 허락하여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노동의 자유를 빼앗는 주 52시간 같은 제도는 정말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대구 달서을의 허소 민주당 예비후보는 영화 '기생충'이 다룬 경제·사회 불평등 문제 완화에 더 힘쓰겠다며 홍 예비후보와는 정반대의 논평을 냈다.

허 예비후보는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는 물론 아카데미 100년 역사를 새롭게 썼다"며 "김구 선생님이 그토록 바랐던 문화강국의 대열에 오른 것 같아 더욱더 감격스럽다"고 축하했다.

이어 "한편 이 영화가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과 찬사를 끌어냈던 것은 빈부격차와 사회 불평등, 자본주의의 폐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영화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들추어냈다면 이제 정치권에서는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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