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주 대법 "원주민이라면 시민권 없어도 추방할 수 없다"

법에는 '징역 1년 이상 받은 외국인 추방' 규정…대법 "원주민 혈통은 외국인 아냐"
"원주민 법적으로 인정한 역사적 판결" vs "국민의 새로운 법적 범주 생겨나"

호주에서 원주민이라면 외국 시민권자더라도 범죄를 저질렀을 때 추방당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호주 대법원은 지난 11일 재판관 4대3의 의견으로 이같이 판결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 혈통이지만 외국 시민권자인 두 남성이 범죄를 저지른 후 호주 비자가 취소되자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애보리진들은 호주 영토와 문화적, 역사적, 정신적으로 특별하게 연결돼있다"며 "이 점은 그들의 전통 법에 중요한 요소이며, 보통법으로도 인정된다"며 법적으로 외국인으로 분류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번 판결은 호주 원주민을 인정해줬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BBC방송은 평가했다. 다만 호주 정부는 이번 판결로 인해 "호주 시민법에 따른 시민도 아니고, 비 시민도 아닌 새로운 법적 범주가 생겨났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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