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의료원 노사 갈등 일단락…고공농성 8개월 만에 종료

2006년 촉발된 해고자 사태 14년 만에 마무리
정년 앞둔 박문진 전 지도위원, 복직 후 곧바로 사직

12일 오후 영남대 의료원 해고 노동자 박문진 씨가 227일 동안 이어온 고공농성을 끝내고 의료원 옥상을 내려와 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2일 오후 영남대 의료원 해고 노동자 박문진 씨가 227일 동안 이어온 고공농성을 끝내고 의료원 옥상을 내려와 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8개월 간 이어진 고공농성 등으로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영남대의료원이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11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주재로 막판 협의를 벌인 노사는 이날 자정쯤 노사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의료원 옥상에서 이어진 박문진 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전 노조 부지부장의 고공농성도 12일 끝났다.

합의내용은 ▷박 전 지도위원에 대해 3월 1일 채용 후 사직 및 위로금 지급 ▷송 부지부장에 대해 5월 1일 무기계약직 채용 ▷노조 가입과 탈퇴의 자유 보장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사 상호 노력 ▷민·형사상 문책 금지 및 법적 분쟁 취하 등이다. 구체적인 위로금 액수에 대해서는 박 전 지도위원의 개인적 문제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양측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했으나 병원 측의 내부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차례 실무 교섭을 이어간 노사는 이날 극적으로 합의점에 이르렀다.

이번 합의에 따라 지난 2006년 노조원 10명이 해고되면서 촉발된 영남대의료원 노사 갈등은 14년 만에 일단락이 됐다.

이날 오후 열린 해단식에서 박 전 지도위원은 "14년의 세월이 길었다. 그동안 잊혀지는 것도 괴로웠다.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행복할 권리, 아프지 않을 권리, 건강할 권리가 지켜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남대의료원 측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갈등이 이번 합의를 통해 종식되었다"면서 "경영진과 노조뿐만 아니라 모든 교직원이 화합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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