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당내 진보 대 중도 진영 간 노선 대결이 본격화돼 앞으로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본선 경쟁력과 확장성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보의 아이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뉴햄프셔 승리로 '부티지지 돌풍'을 힘겹게 누르면서 전국적 선두주자와 진보진영 대표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했다고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상원의원이 뉴햄프셔 승리로 당내 좌파를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CNN이 보도한 98% 개표 결과를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의 득표율은 25.8%로 한때 상승세를 보이다 이번에 4위로 주저앉은 같은 진보 진영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9.3%)을 압도했다. 당내 진보 블록이 샌더스 상원의원에 표를 몰아주면서 그의 깃발 아래 결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중도 진영의 기세도 만만찮다. '아이오와 대이변'으로 중도 진영 내 유력주자로 부상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24.5%)과 이번에 '깜짝 3위' 도약의 이변을 일궈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19.8%), 5위로 몰락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8.4%) 등 중도성향 주자들의 득표율을 합하면 52.7%로 과반이었다.
중도 진영의 득표율은 진보 블록의 샌더스, 워런 상원의원의 득표율 합계인 35.1%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샌더스로 모아지는 진보 블록과 달리 대표 주자를 가리기 위한 싸움과 혼돈이 이어지면서 분화하는 양상도 나타나 샌더스 의원에게 반사이익을 크게 안기고 있다. 여기에 초반전 4곳을 건너뛰고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중원 고지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민주당내 주류 세력과 온건 중도파 상당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샌더스 상원의원의 급진적 성향을 놓고 고민에 싸여 있다. 확장성의 한계로 인해 교외 유권자를 이탈시키는 등 본선 경쟁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부티지지 역시 100% 흡족한 카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의 부상은 민주당이 트럼프 격퇴라는 강렬한 욕구로 똘똘 뭉쳐있는 상황에서 당내 중도파와 전통적 진보 인사들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도 진영 내에서 '확실한 강자'가 조기에 드러나느냐 여부가 경선의 향배를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악시오스는 중도의 분열이 22일의 네바다 코커스와 29일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거쳐 슈퍼 화요일까지 계속된다면 중도 주자들이 서로 갉아먹는 사이 샌더스 의원이 대의원 확보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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