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군상의 범죄인들이 드나드는 곳에 걸맞게 교도소는 그 별칭도 다양하다. '큰집' '학교' '깜빵' '국립호텔' 등이 그 사례들이다. 조선시대에는 감옥으로 불렀고 일제강점기에는 형무소로 통했다. 범죄인 수용시설이 교도소로 바뀐 것은 인권 의식의 성장과 교정·교화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였다. 그러나 범죄인에 대한 인식이 그렇듯 교도소에 대한 이미지 또한 여전히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징역 20년 이상의 악질 범죄자들을 수용하는 태국의 방쾅 교도소는 3개월 동안 쇠사슬을 차고 있는 게 기본이다. 살인범은 죽을 때까지 쇠사슬을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식사도 동물 사료 수준으로 최소한만 제공한다. 영양실조로 다시 죄를 짓고 싶은 생각마저 사라진다. 미국의 ADX 플로렌스 교도소는 수용자들을 온종일 독방에 가둬 놓아 가장 높은 자살률을 자랑(?)한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국경 근처에 있는 한 교도소는 최고의 흉악범들만 가둬 놓는 수용시설답게 악명이 높다. 단 1%의 희망도 없이 오로지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완벽한 감시체계 때문에 자살마저 허용되지 않는다. 이동할 때는 수갑을 채우고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눈마저 가려버린다. 끝내 하늘 한 번 쳐다볼 수 없다. 생명만 유지시킬 뿐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없다.
경북 청송에 있는 경북북부교도소는 최고 흉악범들을 수용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조직폭력배 김태촌과 조양은, 대도 조세형과 성폭행범 김길태·조두순, 토막 살인범 오원춘 등이 거쳐간 곳이다. 그래서 한때 교도소 이름 앞에 '청송'이라는 지역명을 빼달라고 호소하던 청송군이 교도소 신규 유치에 나서 또 한번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기피 시설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의 회생을 도모하려는 역발상 때문이었다.
포항교도소와 상주교도소 그리고 머잖아 주민개방형으로 준공 예정인 대구교도소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교도소를 혐오시설이 아닌 효자기관으로 반기는 분위기이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대규모 식자재 공급과 수많은 접견 방문객들이 뿌리는 경제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시설의 대명사였던 교도소가 지역 발전의 효자 시설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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