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가 원룸촌 불안감↑ "中유학생 자가격리 지킬지 의문"

대학들 "수시로 건강 및 생활 상태 체크…지나친 걱정은 삼가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의 외국인 기숙사인 세화원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의 외국인 기숙사인 세화원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지자체가 이달 말까지 입국하는 중국 유학생에 대해 모두 기숙사 입소 지침을 내렸지만 경북 대학가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학내 기숙사 수용을 못할 경우 대학 인근 특정 시설에 수용하거나 일부 중국 유학생의 자가 격리가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3일 경북 경산의 한 대학 원룸촌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중국 유학생들의 자가 격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중국 유학생들이 특정 건물 한 곳에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스스로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가 격리 생활수칙을 잘 지킬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중국 유학생은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어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자취생 남유정(25) 씨는 "학생들이 방학 중 중국에서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뿔뿔이 흩어져 격리된 유학생들이 생활수칙을 얼마나 잘 지킬지 몰라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정다연(24) 씨도 "가끔 중국 학생들이 원룸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자가 격리 생활수칙에 보면 방 안에 혼자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A(29) 씨는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중국 유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이 격리자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이들을 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집을 내놓은 원룸 주인이나 인근 부동산도 걱정이다. 원룸 주인 B(66) 씨는 "이미 집 계약을 한 경우가 많아 사실상 반감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중국 유학생들이 새로 계약을 하는 경우엔 계약을 꺼릴 것 같다"고 했다.

경산의 또다른 대학가 원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부동산중개업자 C씨는 "혹시 확진자가 발생하면 원룸 건물을 폐쇄해야 해서 중국 유학생은 되도록 소개하지 말아 달라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생활수칙을 잘 지켜주고 있는 만큼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원룸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건강상태 체크를 하고 매일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했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며 "한국인 학생들의 우려도 이해가 되지만 중국 유학생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생활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만큼 거부감 보다는 잘 견디라는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지역 대학들이 3월 개강을 앞두고 중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전반에 대한 관리대책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김천대는 16개국 500여명, 안동대는 43명, 포항 한동대에는 36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안동대 관계자는 "유학생 당사자가 자취 등의 이유로 자가격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데 기숙사 입소를 최대한 건의하고 끝까지 거부할 경우 자취방 보호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