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치러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이후 이전 작업이 더 꼬이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국방부에 조속한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주저하고 있다. 군위군수 역시 선정위를 빨리 열라고만 할 뿐 이후 진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칫하면 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이 송사로 이어져 한없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민투표에서는 '군위 우보' 단독 유치보다 '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 유치가 우세했다. 공동후보지 주민의 88.68%가 투표한 반면 단독후보지는 80.61%가 투표했다. 공동후보지 찬성률이 90.36%에 이른 반면 단독후보지는 76.27%만 얻었다. 주민투표 후 군위군수는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 지역을, 의성군수는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 지역에 대해 통합신공항 유치 신청을 했다. 결국 국방부는 선정위를 열지 않은 채 '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이전부지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군위군수의 반발은 주민투표의 법적 해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만 군수는 주민투표는 주민의사 확인을 위한 절차이지 신공항 최종 이전부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군위군은 주민투표 실시와 이에 따른 이전지 유치 신청 과정을 거쳤으니 이제 국방부가 선정위를 열어 절차를 마무리하라는 요구다.
주민투표를 최종 후보지 선정 절차로 명확히 하지 못한 국방부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공동후보지는 군위군과 의성군의 공동 유치 신청이 요건인데 이를 갖추지 못했으니 선정위를 열어도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결국 선정위는 요건을 갖춘 우보에 대해서만 부지 선정 가부를 가려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면 의성군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거부하자니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투표 결정 초기에 이를 바로하지 못한 모두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이제와 주민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다. 소송으로 가면 갈등만 깊어질 뿐이고 시간도 걸린다. 타협해야 한다. 국방부가 군위군을 설득하고 대구시와 경북도도 힘을 보태야 한다. 의성군도 마냥 자축할 일이 아니라 향후 진행 과정에서 많은 양보가 필요해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신공항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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