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수백만원을 날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요즘 밤잠을 설친다. 호기심에 이른바 '짝퉁 명품 가방' 주문을 중국에 넣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현지 짝퉁제품 공장이 멈춰섰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불법이어서 돈을 떼여도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다"며 "재미 삼아 짝퉁을 구매하던 지인들도 코로나19 중국 소식에 애를 태우고 있다"고 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19가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짝퉁 시장에는 철퇴를 내리고 있다. 세계의 짝퉁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의 감염병 여파로 가짜 제품 제조사들이 속속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서다. 특히 택배 등 배송망까지 거의 붕괴되다시피 해 짝퉁 시장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짝퉁 시장은 과거 대구 동성로, 서문시장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던 것과 달리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구매-현지 직배송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매장을 구하거나 제품을 미리 준비해둘 필요도 없어 더욱 기승을 부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구경북의 불법 짝퉁 명품 시장이 500억원 이상이라고 추정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배송·제조 루트가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짝퉁 수급은 예전처럼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에서 유명한 한 밴드 모임에는 하루 수백 개씩 올라오던 짝퉁 제품이 일일 10개 안팎으로 줄었다. 한 짝퉁 제품 유통업자는 "요즘 짝퉁 제품 유통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만 제공한다. 중국 현지에서도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중국 짝퉁 공장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짝퉁 시장이 상당 부분 막혀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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