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경북(TK) 현역 국회의원에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좌불안석인 TK 의원들에게 17일 악재가 또 겹쳤다.
울산 최다선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부산의 4선 중진인 유기준 의원이 이날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당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이날까지 9명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 불출마 선언 의원이 1명에 불과한 TK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선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총선 준비에 강한 의욕을 보이던 두 중진이 이날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컷오프라는 볼썽사나운 모양새로 정치생활을 마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두 중진에게 심사결과를 귀띔해 주면서 용단을 권유하지 않았겠느냐"며 "자타공인 친박계 두 중진의 낙마를 고려하면 TK의 컷오프 방향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TK 의원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역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도 다선(4선)이어서 (주변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 있는지 만져본다"고 털어놨다.
농담 섞인 발언이지만 지역의 중진들은 주 의원의 표현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경북의 한 중진의원도 "진짜 곤혹스러운 상황은 주변에서 괜찮냐는 인사를 너무 자주 받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컷오프를 피해가도 문제"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다만 이날까지 지역 중진 가운데 김형오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귀띔을 받은 의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에선 TK에는 별도의 귀띔 없이 컷오프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4일 황교안 대표가 지역 의원들과 잇따라 식사 회동을 하며 최소한의 격식을 갖췄고 김 공관위원장이 배려할 만한 중진도 많지 않은 탓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칼을 휘둘러야 하는 공관위는 거침이 없어야 후폭풍이나 부작용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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