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비상…간병인·취약계층 확산 우려

방역당국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 대비할 시기"
내일부터 계절성 독감처럼 상시 감시·관리…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코로나19 추가

17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발열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발열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감염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29번째)가 국내에도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7일 ▷원인불명 폐렴환자 등 해외여행력 없는 의심증상자 진단검사 ▷요양병원 종사자, 간병인의 중국, 홍콩, 마카오 여행력 전수조사 ▷상시적 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한 환자 조기 발견 카드를 속속 꺼내들었다.

이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 조치이지만 고령·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감염 우려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폐렴환자 등 진단검사 대상 확대

국내에서 29번째로 확진된 코로나19 환자는 해외 여행력도 없고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력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원인불명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도 코로나19 진단검사 대상으로 확대했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진단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례정의(6판) 개편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여행력 없이도 의사 소견에 따라 진단검사를 시행해왔으나 더욱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차단막'을 넓게 펼치겠다는 것이다.

◆요양병원 종사자 여행력 전수 조사

정부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요양병원 종사자와 간병인의 중국, 홍콩, 마카오 여행 이력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18일까지 이틀간 전국 1천470여 요양병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중수본은 이미 특별입국절차 대상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직원과 간병인은 2주간 업무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전국 요양병원에 배포한 바 있다.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도 발열과 기침 같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업무에서 빼고, 바이러스 검사를 받게 하라는 내용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코로나19 추가

아울러 중수본은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처럼 방역당국의 상시 감시 대상으로 관리한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8일부터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추가해 감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현재 13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18일부터 코로나19를 추가해 환자 발생과 원인병원체 파악에 나선다.

또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의 검사항목(현행 8종류 바이러스 검사)에도 코로나19를 넣어 검사하고 참여 의료기관도 확대해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감염 우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29번째 확진자가 독거노인 대상 봉사활동 등을 했던 것으로 확인돼 고령·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감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서울시 종로구 관내 복지시설을 통해 독거노인에게 도시락 배달봉사 활동을 해왔다. 또 거주지 근처 경로당도 즐겨 찾는 등 저소득층,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과 접촉이 잦았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은 일반 성인과 비교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경로당 등에서 집단생활을 했을 경우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

전문가들은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계층"이라며 "지금까지 (전체 코로나19 환자를) 보면 노인은 폐렴에 걸리고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명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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