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수도권·비수도권 상황 다르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이 17일 오후 폐쇄돼있다. 29번 환자는 지난 15일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으며 당일 응급실 내 접촉자는 의료진과 직원 45명, 환자 31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재 자가격리 또는 병원 1인실 격리 상태다. 연합뉴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이 17일 오후 폐쇄돼있다. 29번 환자는 지난 15일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으며 당일 응급실 내 접촉자는 의료진과 직원 45명, 환자 31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재 자가격리 또는 병원 1인실 격리 상태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세가 16일부터 다시 빨간불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후 닷새 동안 확진자가 추가되지 않으면서 안정세로 접어드는가 했지만, 16일 29번째, 30번째 확진자가 잇따라 추가된 것.

부부인 29번째 확진자(82세 한국인 남성)와 30번째 확진자(68세 한국인 여성)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여행을 한 적이 없으며, 앞서 발생한 28명의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즉, 해외여행력과 확진자접촉력이 없는 확진으로는 국내 최초 사례이다. 앞서 28명 확진자 가운데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는 19명이다. 중국(14명), 태국(2명), 싱가포르(2명), 일본(1명)을 다녀왔다. 나머지 9명은 확진자의 가족이나 지인인 등 확진자접촉력이 분명히 확인됐다.

◆29, 30번째 확진자 "지역사회 감염 초기 사례?"

주목되는 것은 29번째, 30번째 확진자에 대해 보건당국이 쳐 놓은 방역망 바깥, 감염원을 파악할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된다는 점이다. 29번째, 30번째 확진자는 서울시 종로구 숭인1동 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숭인1동 내지는 종로구 및 일대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두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밝혀지면, 그 가능성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물론 29번째, 30번째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진자접촉력이 확인될 수 있는데, 이는 아예 감염원을 파악할 수 없을 경우보다는 다행이다.

결국 보건당국이 관련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밝힐 때까지는, 확진자 주거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없을 전망이다.

더구나 지금껏 발생한 30명 확진자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와 인천까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는 수도권 확진자가 26명을 차지, 86%에 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에 방역망 밖에서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는데 발생 지역이 수도권 및 서울 한복판이라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인구만 따지면 수도권이 절반, 비수도권이 절반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초기 교통 노선 집중된 수도권에 확진자 집중

왜일까. 수도권은 비수도권에 비해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 국가들과 연결된 교통 노선이 집중돼 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등이다.

코로나19 사태를 한창 지나고 있는 현재에는 공항이든 항만이든 우리나라 모든 출입국 시설의 검역이 강화돼 있지만, 초기에는 검역망이 지금보다는 촘촘하지 않았고, 이게 뚫렸다는 의심 사례도 적잖게 알려진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입국자 검역 강화 조치 역시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반박자 내지는 한박자 늦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이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할 수 있지만, 초기에는 해외로 연결된 교통 노선 수가 많은 수도권과 그렇지 않은 비수도권이 분명 대비됐고, 이게 그대로 확진자 통계(수도권>비수도권)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당시 수도권 주민의 비수도권 지역으로의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확진 우려를 언론 보도에서 다루기도 했다. 한 예로 경기도 구리시에 거주하는 17번째 확진자(38세 한국인 남성)가 설 연휴에 대구를 다녀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확진자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가족과 친척 등의 접촉자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모범 사례가 된 바 있다. 이때가 대구에서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최대 고비였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 "기존 확진자 규모에 비례?"

그런데 이제는 해외 출입국에 따른 감염 우려보다는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게 다시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구도를 만들고 있다. 수도권은 그동안 확진자가 집중돼 2차 그리고 3차 감염 사례까지 만들었고, 이에 방역망 밖 잠복기를 지나고 있는 감염자 등의 발생 가능성 역시 갖고 있다. 결국 수도권은 확진자가 많지 않았던 비수도권에 비해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 역시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보면 확진자가 아예 없었던 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지역사회 감염의 초기 사례로 29번째, 30번째 확진자를 언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서울은 인접한 경기·인천의 인구가 경제활동 등을 위해 대규모로 오가는 곳이고, 결국 서울 거주민을 넘어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수도권 생활 인구가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할 경우 그 대상으로 잡힐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력이 강하다"며 "지역사회 감염 및 전파 우려도 더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될 경우 그 파급력이 메르스 때와는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게 수도권과 비수도권에는 또한 차원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다음은 2월 17일 오후 8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리스트

1월 20일 확진 ▶1번째 확진자=35세 중국인 여성 (우한 거주) /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의료원 격리
1월 24일 ▶2번째 확진자=55세 한국인 남성 (우한 거주) / 서울시 중구 광희동 국립중앙의료원 격리
1월 26일 ▶3번째 확진자=54세 한국인 남성 (우한 거주)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일산) 화정동 명지병원 격리
1월 27일 ▶4번째 확진자=55세 한국인 남성 (우한 방문)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병원 격리
1월 30일 ▶5번째 확진자=33세 한국인 남성 (우한 방문) /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격리
1월 30일 ▶6번째 확진자=56세 한국인 남성 (3번 확진자에 2차 감염) /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격리
1월 31일 ▶7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남성 (우한 방문) / 서울의료원 격리
1월 31일 ▶8번째 확진자=62세 한국인 여성 (우한 방문) / 전북 익산시 신동 원광대병원 격리
1월 31일 ▶9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여성 (5번 확진자에 2차 감염) / 서울의료원 격리
1월 31일 ▶10번째 확진자=52세 한국인 여성 (6번 확진자(가족)에 3차 감염) / 서울대병원 격리
1월 31일 ▶11번째 확진자=25세 한국인 남성 (6번 확진자(가족)에 3차 감염) / 서울대병원 격리
2월 1일 ▶12번째 확진자=49세 중국인 남성 (일본 체류) / 분당서울대병원 격리
2월 2일 ▶13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남성 (1차 우한 전세기 입국 우한 교민) / 국립중앙의료원 격리
2월 2일 ▶14번째 확진자=40세 중국인 여성 (12번 확진자(가족)에 2차 감염) / 분당서울대병원 격리
2월 2일 ▶15번째 확진자=43세 한국인 남성 (우한 방문, 4번 확진자 기내 접촉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격리
2월 4일 ▶16번째 확진자=42세 한국인 여성 (태국 방문) /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격리
2월 5일 ▶17번째 확진자=38세 한국인 남성 (싱가포르 방문) / 명지병원 격리
2월 5일 ▶18번째 확진자=21세 한국인 여성 (16번째 확진자의 딸) / 전남대병원 격리
2월 5일 ▶19번째 확진자=36세 한국인 남성 (17번째 확진자와 함께 싱가포르 방문) / 서울의료원 격리
2월 5일 ▶20번째 확진자=41세 한국인 여성 (15번째 확진자와 가족) / 국군수도병원 격리
2월 5일 ▶21번째 확진자=59세 한국인 여성 (6번째 확진자와 접촉) / 서울대병원 격리
2월 6일 ▶22번째 확진자=46세 한국인 남성 (16번째 확진자의 가족) / 광주시 동구 서석동 조선대병원 격리
2월 6일 ▶23번째 확진자=58세 중국인 여성 (우한 거주) / 국립중앙의료원 격리
2월 7일 ▶24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남성 (1차 우한 전세기 입국 우한 교민) / 국립중앙의료원 격리
2월 9일 ▶25번째 확진자=73세 한국인 여성 (26, 27번째 확진자(아들 부부)에 감염 추정) / 경기도 안성시 당왕동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안성의료원) 격리
2월 9일 ▶26번째 확진자=51세 한국인 남성 (25번째 확진자 아들, 중국 광둥성 방문) /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안성의료원) 격리
2월 9일 ▶27번째 확진자=37세 중국인 여성 (26번째 확진자 부인, 중국 광둥성 방문) /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안성의료원) 격리
2월 11일 ▶28번째 확진자=30세 중국인 여성 (3번째 확진자 지인, 우한 거주) / 명지병원 격리
2월 16일 ▶29번째 확진자=82세 한국인 남성 (해외 여행 및 기존 확진자 접촉 이력 없음) / 서울대병원 격리
2월 16일 ▶30번째 확진자=68세 한국인 여성 (29번째 확진자 부인, 해외 여행 및 기존 확진자 접촉 이력 없음)/ 서울대병원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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