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돌 새마을운동, 100년 미래 꿈꾼다] <8>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의 의미

50년간 새마을운동 쉰 적 없는 유일한 도시…북한에도 전파 추진

◆연재 순서

〈1〉 새마을운동 50년, 태동과 발자취를 찾아서

〈2〉 지구촌 밝히는 새마을운동, 국가 브랜드로

〈3〉 새마을운동, 미래 100년 향해 도약한다

〈4〉 청도 새마을운동은 '주민주도운동'

〈5〉청도 신도마을정신, 세계로 전파하다

〈6〉 포항, 새마을로 시작해 포스코까지

〈7〉 포항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

〈8〉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의 의미

〈9〉 구미, 제2의 새마을운동 정신 펼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금오산도립공원 대혜폭포 일대에서 유리조각 등을 줍고 있다. 구미시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금오산도립공원 대혜폭포 일대에서 유리조각 등을 줍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포항과 청도가 새마을운동 발상지였다면, 구미는 새마을운동을 부흥시킨 중흥지이다.

새마을운동은 정치운동이 아니라 '잘살기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한 세대만의 운동이 아니라 '세대 간 대물림 운동'이자 '부자(父子)간의 운동'이다.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많은 종류의 국민운동, 즉 1960년대의 국가재건국민운동, 1980년대의 사회정화운동, 1990년대의 새질서 새생활운동 등을 돌이켜 볼 때, 이것이 마냥 희망만은 아니다. 유독 새마을운동만이 질긴 생명력을 갖고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구미시는 새마을운동을 주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금오산도립공원 대혜폭포를 찾아 직접 휴지와 유리조각 등을 주우면서 새마을운동을 부흥시켰다. 당시 금오산도립공원도 자연보호발상지가 됐다.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9개 시·군이 '새마을' 직제를 두고 있지만 구미시는 스스로 '새마을운동 중흥지'라고 자부하고 있다.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광역단체는 물론이고 시·군·구까지 새마을과가 있었다. 그러나 자치단체별로 직제가 자유롭게 운용되면서 대부분 타 과와 업무를 통합하거나 아예 직제를 없애버렸지만, 행정 직제로 '새마을과' 명칭을 이제껏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자치단체이다.

이와 더불어 새마을운동 중흥지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기 위해 '새마을운동 국제화사업'에도 선봉에 서고 있다.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

새마을운동 중흥지인 구미시는 1970년 새마을 가꾸기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을 지금껏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유일한 도시이다.

그만큼 구미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구시대적 유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도 진행형이며 미래도 준비해 나가고 있다.

2009년 새마을운동을 총결산하는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를 열어 대한민국 새마을운동의 1번지임을 각인시켰다.

이와 더불어 구미시는 2010년 대한민국 새마을 가족문화축전 개최, 천원의 행복을 나누는 새마을 알뜰 벼룩시장, 새마을문고 활동, 학교 새마을운동의 재점화 등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구미시는 2012년 9월 12일 박정희체육관에서 2천여 명의 새마을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새마을운동 종주도시'를 선언했다.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이래 단 한번도 새마을 깃발을 내려본 적이 없는 새마을운동의 역사적인 도시임을 표명한 것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으로 새마을운동을 계승할 책무가 있으며, 구미시가 존재하는 한 새마을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구미시는 새마을운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중흥지인 만큼 새마을운동의 정통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새마을운동 국제화사업에도 앞장

구미시는 새마을운동을 해외에 전파시킨 산파역할을 해왔다.

새마을운동 중흥지답게 국내 새마을운동뿐만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지구촌 건설을 위한 국제 새마을운동에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그동안 구미시에서는 새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에티오피아, 스리랑카,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필리핀 등 아시아 저개발국에 보건소 건립, 의약품 지원, 부녀아동센터 건립, 목욕탕 건립, 사막방지용 묘목 지원, 암소 지원, 우물 파주기, 도서·컴퓨터 및 생필품 지원 등 새마을 국제교류사업을 활발히 펼쳐 왔다.

더불어 잘사는 지구촌 건설은 물론 세계 평화를 위해 새마을운동을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 구미시가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해 필리핀 일대에서 자연정화할동을 펼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가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해 필리핀 일대에서 자연정화할동을 펼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외국에서는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한국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높이 평가하고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잇따라 구미를 방문했다.

게다가 구미시는 새마을운동 중흥지 도시로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왔다. 잊혀 가던 새마을운동 정신의 부활과 다각적인 학술연구 등을 통해 현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새롭게 계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새마을운동의 역사·문화·정신을 집대성하는 전환점이 됐다.

구미시는 2009년 '새마을, 내일을 만드는 희망'이란 주제로 새마을을 소재로 한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농촌 가꾸기 운동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을 현대에 맞게 재조명하고 긍정과 희망의 뜻이 담긴 새마을정신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내에 마련된 새마을전시관. 매일신문 DB

또한 구미시 상도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2018년 11월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전시, 교육, 체험, 휴양기능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새마을운동을 한자리에서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구축했다.

26만3천553㎡ 부지에 사업비 800억원을 들여 재현촌, 시대관, 주제관, 자료관, 연수관 등 시설을 조성했다.

이곳은 새마을운동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는 새마을운동과 새마을 정신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고, 새마을운동을 겪은 세대에게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신세대와 새마을운동에 대해 교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개관함에 따라 경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도 지난해 7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테마공원 내 연수시설에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 또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시, 자료관 등 연계 프로그램 구성도 가능해졌다.

강성조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구촌 빈곤퇴치를 위한 새마을세계화 사업의 최일선에서 노력해 온 재단이 새마을운동 테마공원과의 시너지 작용으로 좀 더 효과적인 사업 수행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새마을세계화 사업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했다.

구미시가 새마을운동의 중흥지로 성공을 거둔데는 관련 새마을단체들의 열정적인 노력도 한몫했다. 새마을지도자,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새마을교통봉사대, 새마을여성합창단 등의 헌신, 봉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그냥 새마을이 좋아 더운 여름,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현장을 뛰고 있다.

권영복 구미시 새마을과장은 "베트남이나 중국 등에 국한하지 않고 동티모르·몽골·러시아·콩고는 물론 북한에까지 새마을운동을 전파하겠다"며 "새마을운동을 통해 지구촌 모두가 잘 살고 상호 선린우호관계의 민간외교에 구미시가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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