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건소 문의급증…수성구보건소 풍선효과까지

대구 각 보건소 인력난에 허덕여
문의전화 평소보다 많게는 120배 이상 늘어

대구 중구보건소 앞에 선별진료소를 찾은 검사자들을 위한 대기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태진 기자
대구 중구보건소 앞에 선별진료소를 찾은 검사자들을 위한 대기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태진 기자

19일 오후 3시 대구 중구보건소 2층 사무실은 전화벨 소리로 요란했다. 통화를 끝내면 30초도 안 돼 또 전화벨이 울렸다. 쏟아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문의 전화로 모든 직원들이 상담 전화에 답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중이었다. 보건소 한 직원은 "출근은 하지만 퇴근을 못하고 있다. 잠도 제대로 못자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 대거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이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각 보건소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확진자가 다녀간 보건소 폐쇄로 인근 보건소에 불안을 호소하는 발길이 쏠리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대구지역 각 보건소에 걸려오는 문의전화는 평소보다 많게는 120배 이상 늘었다. 각 보건소에는 원래 업무를 맡고 있던 감염예방팀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나서 상담전화를 받고 있을 정도다. 기존에 배치된 2~3명의 상담인력으로는 빗발치는 문의전화를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평소 1시간에 1건 정도의 문의전화가 왔다면 지금은 120건 정도가 몰려온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쉴 틈 없이 전화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의 내용은 천편일률적이다. 31번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 경우 안전한지, 예방방법은 무엇인지, 정확한 증상은 무엇인지 등이다.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수성구보건소가 폐쇄되면서 인근 보건소는 풍선효과에 시달리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수성구 주민들이 인근 중구보건소나 동구보건소로 문의전화를 걸거나 검사를 요구하면서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쯤 중구보건소 밖 선별진료소 앞에는 약 20명의 검사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 텐트 안에서 차례를 기다리거나 밀폐된 공간을 꺼려하는 일부 검사자들은 대기실 밖에 서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오늘만 해도 약 80명의 사람들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중구뿐 아니라 수성구, 남구에서도 검사자들이 계속 오고 있다"며 "지연되는 검사로 검사자뿐 아니라 의사, 간호사 할 것 없이 다들 지쳐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보건소는 급증하는 업무에 인력을 재배치했다. 남구보건소와 서구보건소는 폭증하는 문의전화에 대비해 상담 인력과 상담 전화기를 더 갖다 놨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현장조사, 역학조사 등 외근을 나가는 인력도 상당해 문의전화나 보건소를 찾는 환자들을 대할 직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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