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해외 인적 네트워크 내 장점…국제 교류 강화에 기여"

"국제 교류 강화, 국제적 수준 공연장 도약, 대구 음악 정체성 확립 등 세 가지 목표"
"단원 해촉 능사 아냐…단원 스스로 부족함 깨닫도록 긍정적 자극 줄 것"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최우선 과제는 국제적 음악 교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신임 관장은 지역 대표 작곡가로서 해외 여러 음악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서 대구가 한단계 발전하고자 '국제 교류 강화'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적임자인 셈이다. '문화기관 수장으로서 현장 경험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운영에 관한 구상이 완성돼있으니 예열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객으로서 대구콘서트하우스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었나?

▶유럽 유명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은 상당수 공연장과 연주단체 사이에 기획사를 끼고 있다. 그러다보니 1회성 공연에 그치고 기획사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구조다. 우리 자체적으로 공연을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앞으로 콘서트하우스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최우선 과제는 국제적 음악 교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다. 제가 가진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획사의 도움 없이 유수의 연주단체와 교류하겠다. 양측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을 구상하고 젊은 음악가를 함께 키워내는 등 수시로 교류하고 협력하겠다.

비록 친숙하지 않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러시아와 투르크 문화권 국가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말 투르크 문화권 국가와 베트남, 중국이 참여하는 '제1회 신 문화 실크로드 국제 음악제'를 대구에서 개최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SPB GASO) 초청 음악회도 계획하고 있다. 쇼스타코비치 재단과의 교류도 구상 중이고,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음악회와 오디션 개최 등의 아이디어로 우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빈 필하모닉 등 수준 높은 공연을 경험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나?

▶앞서 언급 드린 연주단체들은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초청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세계 최고 연주자에 대한 시민들의 니즈를 충족해드릴 것이다. 시민들이 연주자 네임밸류와 관계없이 실력과 공연 내용을 기준으로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음악적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좋은 공연을 선보이겠다.

-대구 음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 있나?

▶대구의 연주단체가 유럽 공연에서 대구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한다면? 그것이 대구 음악의 격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대구 작곡가들의 작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단순 아카이브를 넘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 콘서트하우스에서 대구시향이 대구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공연(뉴사운드 오브 대구)이 매진되는 전력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국제적 수준의 공연장이 되려면?

▶콘서트 홀 자체의 공간 울림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악기가 부족하다. 파이프오르간이 없어서 연주할 수 없는 음악이 많고, 쳄발로나 포지티브 오르간 등 바로크 음악 연주에 필수적인 악기도 구비하지 못한 실정이다. 더 다양한 악기를 갖춰 '콘서트하우스에서는 모든 곡을 다 연주할 수 있다'고 말할 수준이 돼야 한다.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력과 기량이 떨어지는 단원의 경우 해촉이 능사는 아니다. 수준 높은 연주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단원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공석인데.

▶저는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다. 국내 지휘자면서 합창 전문가여야 한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지휘자여야 한다. 일부 단원은 외국인 지휘자를 데려와 달라는 눈치인데, 합창은 언어를 통해 음악적 감성을 공유한다는 특성상 국내 지휘자가 낫다. 시와 잘 협의해서 3월에는 공개 초빙을 진행하려 한다.

-문화예술기관 수장으로서의 현장 경험 없다는 점이 우려로 꼽힌다.

▶콘서트하우스가 지금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제가 임용된 거라고 생각한다. 임기 내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세웠고 구체적 계획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열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거다. 국제 교류 네트워크 강화, 콘서트하우스의 국제적 수준 공연장으로의 도약, 대구 음악의 정체성 확립 등 세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시와 협력해가며 성실히 임하겠으니 기대해달라.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