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대구경북 강타]응급실 사수 대작전

파티마병원, 삼엄한 경비에 함부로 못 들어가
대구가톨릭대병원,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

20일 대구 동구 파티마병원 본관 입구에서 내원객들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20일 대구 동구 파티마병원 본관 입구에서 내원객들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20일 오전 대구 동구 파티마병원 본관 입구는 열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응급실은 경비가 삼엄했다. 응급환자가 드나드는 통로를 제외하고는 출입금지 띠를 둘러놓았을 정도였다. 입구로 다가가자 직원 2명이 방문 목적을 물어왔다. 환자와 보호자 1인 외에는 출입이 전면 차단되고 있었다.

20일 하루 밤새 대구경북지역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응급처치의 최전선인 대학병원 응급실이 오염을 막기 위한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응급실 내원객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하고 면회를 제한하는 등 응급실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내원객들도 갑자기 까다로워진 내원 절차에도 병원 안전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분위기였다. 항의하는 내원객은 없었다. 혈액투석을 위해 이틀에 한 번 꼴로 병원을 찾는다는 A(61) 씨는 "입구뿐 아니라 투석실 앞에서도 다시 열을 측정해야 해 불편하지만 병원 지시에 따랐다"고 했다.

20일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응급실이 의심환자 발생으로 폐쇄되고 있다. 김태진 기자
20일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응급실이 의심환자 발생으로 폐쇄되고 있다. 김태진 기자

같은 날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병원도 응급실 사수에 나선 모습이었다. 초진 단계에서 문진표와 체온을 측정하고 응급환자와 보호자 1인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용했다. 응급실 출입구 앞에 응급실 감염 차단을 위해 파란색 천막으로 '응급실 방문 전 선별 진료소'도 설치했다.

하지만 이곳은 발열 증세를 보이는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서 이내 출입을 전면 차단하고 응급실 잠정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출입금지 표시를 세우고 입구에 띠를 둘렀다. 병원 내부에 있는 사람은 나오지 못했고 바깥에 있는 사람은 들어가지도 못하도록 조치했다.

응급실에 입원 중인 아버지의 점심을 사기 위해 나왔다는 보호자 B(57) 씨는 응급실 문 밖에서 들어가지도 못한 채 연로한 부친의 식사 걱정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응급실에 택배를 전하러 온 배달기사들도 배달 물품을 응급실 옆 간이 천막에 두고 돌아섰다.

응급실 입구는 '혈액전용'이라 적힌 혈액 통을 주고받을 때만 잠시 열렸다가 닫혔다. 내부에서 발이 묶인 병원 직원이 문을 잠시 열면 바깥에 있던 직원이 혈액 박스를 빠르게 밀어 넣고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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