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구경북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매출 급감이 불보듯 뻔한 가운데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취약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성구 황금동에서 공방 형태의 식품점을 운영하는 이모(31) 씨는 최근 눈을 의심할 정도로 달라진 거리 풍경이 생경하게만 느껴진다. 이 씨는 "지난주까지 장사가 잘됐고, 너무 바빠서 새벽 3, 4시에 퇴근할 정도였는데 대구 첫 확진자가 나온 18일부터 손님은커녕 거리에 다니는 사람조차 없다"며 "주변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며칠간 닫겠다는 분들이 많다. 장사하면서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당황스럽고 자고 일어나면 환자가 늘어있는 상황이 많이 무섭다"고 했다.
산업단지 중소기업들도 울상이다. 서대구산단 내 한 고교 급식 대행업체는 거래처 학교 2곳이 월요일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0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탓에 대구에서 학교 휴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늘 사업장 대청소를 하고 무기한 휴무에 들어간다. 미리 준비한 식자재도 모두 못쓰게 됐다. 보상받을 곳도 없어 15명 직원들의 이번달 월급을 당장 걱정해야 한다. 대학이 개강을 연기했듯이 중·고교도 3월 이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침장업체도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대구산단 관리공단 관계자는 "침장업계는 주문생산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면 제조현장이 같이 멈춘다"며 "전화를 돌려보니 서대구산단 내 침장업체들이 생산량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로 대금결제가 지체되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도 부지기수다. 대구 3산업단지 내 한 반도체 생산설비 제조사 관계자는 "2월말로 예상했던 중국 고객사의 대금결제가 2개월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여 비상이다. 대구 지역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주목받는 상황까지 가면 영업활동에도 지장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정부에서 관련 기업에 운전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시중은행도 기존 대출만기 때 원금 상환을 유예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20일 오후까지 코로나19사태 관련 금융지원 문의 6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업체 3곳, 건설업체 1곳, 전자업체 1곳, 유통업체 1곳이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름을 알만한 기업보다 소규모 기업에서 문의가 집중됐다. 제조업체 중에서는 제품 중국수출 계약 및 포장까지 해놨는데 중국 경제가 마비되면서 대금 결제는 커녕 물류 보관비용까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고, 백화점 입점업체가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관련 핫라인 등을 통해 금융기관과 피해기업이 최대한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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