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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대한민국] 봉준호와 '기생충'에 쏠린 네티즌들의 관심사는?

영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침울한 와중에 그나마 우리의 표정을 밝게 하는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9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일인데요, 한국영화 101년 역사상 전인미답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은 인터넷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낳았는데요, 봉준호 감독부터 출연한 배우, 소품 등 영화 속 다양한 요소들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그래서 매일신문과 빅데이터 분석업체 더아이엠씨는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로 언급된 영화 '기생충'에 대한 키워드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지난 6~13일동안 네이버 뉴스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 1만8천34건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분석에는 더아이엠씨의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텍스톰'을 이용했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과 관련된 워드클라우드. 더아이엠씨 제공.

◆ '아카데미' 관련 키워드 독보적

빈도 분석 결과, '아카데미' 키워드가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그 뒤로 '4관왕', '작품상', '오스카', '각본상' 등의 키워드가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나오는 빈도 순으로 키워드를 나열해 보면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작품이 수상한 수상과 관련된 키워드가 모두 차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키워드로는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경쟁을 했던 '1917'과 함께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인 '괴물', '살인의추억', '설국열차' 등 총 4개의 키워드가 나타났습니다.

그 외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와 '기생충' 축하파티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사진을 삭제 및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배우 '이하늬'가 키워드로 올라가 있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에 관한 키워드의 빈도수를 표로 정리했다. 더아이엠씨 제공.

◆ '기생충' 관련 모든 것이 관심사

등장한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영화 '기생충'에서 화제가 된 모든 것들이 키워드였습니다. 이 중 대표적으로 '짜파구리', '피자', '반지하' 키워드가 나타났는데, 해당 키워드들은 기생충에서 이슈가 된 영화 요소입니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라면으로 한 때 화제가 됐다가 영화에 등장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농심에서는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피자'는 영화 속에서 기택(송강호)의 가족이 피자 박스 접기 아르바이트를 위해 시청한 유튜브 영상 속 실제 주인공이 화제가 되면서 등장한 키워드입니다. 약 20초 정도의 짧은 영상인 피자박스를 접는 해당 영상은 별 내용 없이 피자박스만 접는 영상인데도 화제가 되었죠.

마지막으로 '반지하'는 영화 속에서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곳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도가 올라갔습니다. 일본에서는 기생충의 개봉 제목 'Parasite'와 함께 '반지하의 가족'이란 부제를 달았으며, 그 외 해외에서도 '반지하'라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중입니다. 하지만, 반지하에 대해서는 '가난의 상품화'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뭔가 하나가 빵 뜨거나, 상을 받으면 다들 거기에 기생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한다. 과연 반지하 세트장을 만드는 게 이익인 일인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고양시에 있는 특수 촬영장의 경우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잘 개발이 된 사례다. 그런데, 여기에 이미 촬영이 끝난 영화의 반지하 세트장을 설치한다는 건 사족을 붙이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 120**** / 네이버 블로그

◆ 주목해야 할 키워드 '블랙리스트'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 관련 키워드 중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가 바로 '블랙리스트' 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이슈화되었던 거죠. 네티즌들은 영화 속에 나타난 비판적 시각이 민주화된 사회 덕분에 발현됐고, 이것이 아카데미 상 수상을 가능하게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욱 사회가 민주적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한류의 시작도 결국은 대중문화에 대한 규제를 풀고 지원을 강화하며 문화개방을 시작한 이후 시작된 것이니... 예전에는 영화를 상영도 전에 검열하고 그랬다. 거기에서 도대체 무슨 창의성과 사회 비판 의식이 나올 수 있을까? - hye**** / 네이버 블로그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해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회를 잃고 있는 다른 예술인들이 있을 것이니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고, 예술에 정치적인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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