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기난사 참변이 이주민들을 겨냥한 극우테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에 비상등이 커졌다. 수년 전 난민사태 후 유럽 전역에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고 기성 정치권이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같은 맥락 속에서 벌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해설기사를 통해 전날 테러가 발생한 독일 도시 하나우가 원래 '다양성과 포용성'으로 자부심이 높은 지역으로 터키계 또는 쿠르드계 주민들이 많았으나 이들이 이번 테러의 표적으로 되면서 사회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 폭력의 배경에 난민사태로 인한 실제 변화보다는 이주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온라인 선동, 극우 포퓰리스트 정파들의 선전전이 더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독일 정치권은 최근 극우성향의 AfD가 급속도로 대중적 기반을 넓히면서 주류 정치로까지 편입되는 상황을 고민하고 있다. 극우 세력의 약진 현상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중들의 우경화 때문에 중도 정치권이 급속도로 지지를 잃을 뿐만 아니라 정책을 급히 수정하는 현상까지 목격된다.
시사지 디 애틀랜틱은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은 중도좌파, 중도우파 정당이 극우 세력의 부상을 막기 위해 이민자 문제와 같은 주요 현안에서 그들의 주장이나 정책 일부를 허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정당이 주류 정치로 진출하자 극우 정당을 중심으로 연립정권이 탄생하기도 했다.
독일은 이주민에 대한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사회갈등이 심해졌고 극우폭력 사건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독일 경찰 통계에 따르면 난민,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에게 지지를 보낸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까지 겨냥한 극우 성향의 인종차별적 증오범죄는 2017년 1천200여건에서 2018년 1천664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나우 테러 용의자를 비롯해 과거 테러범들이 공통적으로 정신 질환을 앓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극우정파와 극단주의자들의 차별과 선동에 자극 받은 정신질환자들이 폭력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려된다. 런던 킹스컬리지의 피터 뉴먼 보안학 교수는 "모든 테러범의 이력이 이상할 정도로 유사하다"며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여성과 문제가 있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남성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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