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괜찮아·소심눈치…' 코로나19 맞서는 각양각색 대처법

#1. 난괜찮아파, #2. 소심눈치파, #3. 과잉대응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직장 또는 외부 모임에서 이번 전염병 사태를 대하는 3가지 유형을 알아본다. 특히 대구경북에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 바이러스를 접하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에 따라서도 다양한 형태로 대처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진이나 공무원들 역시 강제할 만한 법규나 규정이 없어, 맘대로 행동하는 시민들을 처벌할 방법도 쉽지 않다.

난괜찮아파는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신문DB
난괜찮아파는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신문DB

#1. 난괜찮아파(막무가내형)

5일 오전 한 회사의 간부회의. 10명 중 9명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왔으나, 한 막내 부장은 마스크를 끼지 않고, 착석했다. 9명이 '니 혼자 통뼈냐'고 핀잔을 줬지만, 회의에서 내쫓을 수도 없었다.

접촉자 및 의심환자 중에서도 '난괜찮아파'를 말릴 방법이 없다. 아예 보건당국의 연락조차 받지 않으며, 코로나 확진여부를 받는 검사조차 거부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접촉 의심자 수백명이 아직도 연락두절 상태라고 한다.

경로당과 사설학원 등에도 '난괜찮아파'의 등장은 주변을 아연실색케 한다. 이들 중 몇몇은 '난 절대 안 걸리니, 걱정마라', '걸린다고 당장 생명에 지장있는 것도 아닌데 왜들 이리 호들갑이냐' 등의 충격 발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병원이나 약국에 마스크없이 출입 ▷식당, 백화점, 버스정류장 등에서 대놓고 기침 ▷공공기관 등의 입구에 비치된 손세정제 아예 무시 등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5일 오전 대구 청라언덕 우체국 앞에 수백여 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 마스크 1천400장이 순식간에 판매됐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5일 오전 대구 청라언덕 우체국 앞에 수백여 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 마스크 1천400장이 순식간에 판매됐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 소심눈치파(우왕좌왕형)

"언론에서 쏟아지는 뉴스만 해도 걱정이 많은데, SNS(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밴드 등)를 통해 온갖 거짓 낭설과 루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뭘 믿어야 될 지도 모를 정도입니다."(대구의 한 40대 자영업자)

31번 환자 이후 지역에 급속도로 확진자가 넘쳐나자, 일반시민들조차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눈치파들은 회사 동료 또는 가까운 지인들과 식사 또는 연락만 주고 받을 뿐 외부 약속은 가능하면 취소하고 있다. 골프 연부킹도 잇따라 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 골프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킹 취소는 하루 전이라도 위약금을 받지 않고 있다.

'소심눈치파'는 믿을 만한 뉴스나 소식통들에 귀를 기울이며, 공공기간에서 발표하는 전염병 재난소식에 따른 행동수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빨리 코로나19 감염자 및 의심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뉴스만을 기다리고 있다.

안에 마스크를 끼고도 비닐이 달린 모자챙을 쓴 한 회사원의 모습. 권성훈 기자
안에 마스크를 끼고도 비닐이 달린 모자챙을 쓴 한 회사원의 모습. 권성훈 기자

#3. 과잉대응파(극도조심형)

'외출시 이중차단! 웬만해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자녀들엔 '외출금지령' 발동!'

평상시 마스크 3개는 기본. 목에는 '블로커'(Bloker, 본인 1m 이내 외부 공기청정기)를 걸고 다닌다. 일종의 외부 바이러스 이중차단인 셈. 손 세정제는 차안에는 물론 휴대용으로도 들고 다닌다. 요즘은 외출시에 방역 모자챙(모자 앞에 비닐을 붙여 외부 먼지 및 세균 차단)을 쓰고 다니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주변의 바이러스 제거 및 항균, 곰팡이 억제, 탈취기능을 장착한 공간제균 블록커(목걸이 형). 1개당 2만원대 고가의 신제품이다.
주변의 바이러스 제거 및 항균, 곰팡이 억제, 탈취기능을 장착한 공간제균 블록커(목걸이 형). 1개당 2만원대 고가의 신제품이다.

과잉대응파는 외부 정보(뉴스)에도 민감하다. 코로나119 바이러스 확진자의 이동경로에 포함된 곳에는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으며, 주변 정보(지역에서 어떤 곳이 폐쇄됐는지, 확진자가 어디에서 많이 나왔는지 등)까지 소상히 알고 있다. 특히 자녀들에겐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집안 거실에 바이러스 퇴치용 공기청정기를 24시간 가동시키고 있다.

이들은 직장이나 개인적인 모임에서 대면 접촉시에도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며,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얘기하는 법이 없다. 점심 또는 저녁식사 때도 같이 먹는 메뉴는 아예 멀리하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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