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내 신천지 센터·복음방 17곳…추적 쉽지 않아

구리이단상담소 자료 바탕 추정…대구 중·남구에 집중
주변 주민과 상인들 "아직 소독도 안 되고 불안하다"

21일 대구 동구 신암동의 신천지 센터 건물 입구 모습. 서광호 기자
21일 대구 동구 신암동의 신천지 센터 건물 입구 모습. 서광호 기자

21일 찾은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부근 한 5층짜리 빌딩. 신천지 센터로 알려진 이곳의 문은 잠겼고,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다. 빌딩 외벽에는 붉은 글씨로 '사기꾼'이라고 적혀 있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60) 씨는 '신천지가 빌딩 1층과 3, 4층을 쓰고 있다"며 "교인이 200~300명 정도 된다. 아침에는 중장년층이, 오후에는 청년층이 온다. 어제 오전에도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주민들이 나에게 검사를 받아보라고 해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대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 관련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대구 곳곳에 있는 신천지 센터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곳들은 센터와 복음방 등의 형태로 대구에만 1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 주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구리이단상담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신천지위치알림' 앱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대구 내 신천지 센터와 복음방, 위장교회 등은 모두 17곳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구와 남구가 각각 5곳으로 상당수를 차지했고, 동구와 달서구에도 3곳씩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나머지 1곳은 수성구다.

이날 찾아간 동구 신천동의 신천지 센터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안감을 호소했다. 같은 건물의 사무실 직원 B(28) 씨는 "한 건물에 신천지 센터가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 점주인 C(68) 씨는 "바로 옆에 신천지 있는지 상상도 못 했다. 불안해 마스크는 물론 장갑까지 끼는 등 중무장을 했다"고 말했다.

중구 북성로 부근 신천지 센터 옆 공구점 주인 D(42) 씨는 "무서워 시청과 보건소에 소독을 해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할 수 없이 직접 소독약을 사서 뿌렸다"고 했다.

학원처럼 교인들을 교육하는 센터와 달리 소그룹모임 장소임 복음방들 주변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중구 성내동 약령시와 중앙로역 인근의 복음방 2곳 주변 상인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들은 "예전부터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한때 교인들이 몰려다녀 상인들이 항의한 적도 있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브리핑에서 "대구의 신천지 관련 장소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신천지 교인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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