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와 접촉하신 적이 있나요? 고열과 몸살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 그때 오세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의심된다며 의료시설을 찾은 이들이 검사기관의 높아진 문턱을 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검사기관에 전화통화가 되지 않기 일쑤인데다 확진자 접촉 여부를 중요 검사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다. 감염을 의심하는 이들은 정작 확진자가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냉가슴만 치고 있다.
22일 오전 몸살과 가슴통증, 가래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던 A(48) 씨는 북구보건소에 전화를 했다. 21일 오전부터 증상이 시작된 탓이다. 그 즈음 A씨의 직장에는 의심환자가 있어 자가격리에 들어간 터였다.
A씨는 "직장이 경북대병원 인근인데 그 근처 식당가에서 20일까지 매일 점심을 먹었다. 경북대병원 의료진과 직원들도 뒤섞여 밥을 먹었다"며 "21일 몸이 좋지 않아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22일 검사를 받으러 나섰는데 모든 기관이 거부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대구시내 검사기관으로 알려진 주요 병원과 보건소에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했다. 결국 직접 북구보건소를 찾은 A씨는 그곳에서 바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보건소 측이 "확진자와 직접 접촉이 있었던 게 아니면 검사를 안 해준다. 검사 받으러 오라는 문자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인 경북대병원 선별진료소 앞도 마찬가지. 병원 측으로부터 "그냥 몸살이 심한 것으로는 검사가 안된다. 열이 펄펄 끊고 호흡이 어려워야 3일 뒤에 검사해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A씨는 그저 발만 굴러야했다.
A씨는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사람만 검사를 해준다는데 확진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구 250만명의 대구에서 확진자를 어떻게든 지나쳤을지 모를 일인데 검사를 안 해주면 어쩌란 말이냐"며 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 정작 검사를 받아야 할 환자가 다른 지역까지 원정 진료를 갔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왔다.
이날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대구의 한 모녀가 자가용을 타고 부산 고신대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검체를 제출한 뒤 대구로 다시 귀가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구 병원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자가 몰려 진단이 늦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원정 검사를 받으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이들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구시 조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당국은 "열을 체크해본 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 일반병원으로 가보라고 돌려보낸다. 기하급수적으로 검사 요청 인원이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 접촉, 해외여행력, 기침, 고온 등이 없으면 더 진행해줄 수 없다고 달래야하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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