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님 없고, 감염 겁나서…"영업 포기, 휴무합니다"

코로나19 확산에 주말 셔터 내린 동네상권

23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상가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휴업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23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상가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휴업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휴업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동네 상권을 집어 삼켰다.

대구에 대량 확진자가 발생한 후 첫 주말과 휴일을 맞은 대구는 시민들의 외출 자제로 그야말로 텅빈도시를 연상케했다. 도심 중심 상권은 물론 동네 골목 가게들도 '셔터'를 내렸다.

더욱이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서, 또는 예방차원에서 영업을 포기하는 모습이었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한 식당 주인은 "평소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던 동네가 마치 '유령도시'가 된듯 썰렁하고, 혹시 모를 감염에 겁도나고 해서 종업원들에게 '며칠 쉬자'고 말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게돼 걱정이다"고 했다.

22일과 23일, 취재진이 들러본 대구의 골목 상권은 문은 열었으나 손님이 없어 텅빈 가게가 많았고, 입구에 '휴무'를 안내하고 셔터를 내린 곳들도 눈에 띄었다.

대구 최대 상권인 동성로를 비롯해, 수성못, 경북대 등 주말에 인파가 몰리는 곳들은 물론이거니와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동네 상권들도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동참하고자 휴무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한 마음에 당분간 휴무를 결정하였습니다' 등의 문구를 내건채 셔터를 내린 상점들은 대구 전역에서 확인됐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카페, 미용실, 약국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휴일까지만 쉰다는 곳, 하루 이틀 더 휴무를 이어가는 곳, 아예 2월말까지 문을 닫는다는 가게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지만 손님의 발길이 끊기면서 가게 주인들은 울상이다.

동구 신암동의 몇몇 음식점은 손소독제를 입구에 비치하고, 내부 소독을 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으나 가게 안에는 손님이 보이지 않았다. 내부 소득을 철저히 했고, 종업원들의 위생관리도 엄격하게 한다, 종업원이 마스크를 쓰고 '서빙'을 할 수밖에 없다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을 건 가게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손님은 없었다.

일부 가게는 입구에 큼지막하게 '영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으나 내부 테이블 대부분은 비어 있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종업원들은 모두 쉬라고 한 채 단골 손님이 찾을까 싶어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으나 하루 종일 한 테이블 받지 못했다"고 했다.

수성구의 한 한의원은 입구에 '감기약을 원하시는 분은 한의원 밖에서 전화를 달라'며 '불가피한 조치이니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입구에 부착하기도 했다.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인근의 한 가게는 '홀 안에서 드시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했고, 근처 분식집 주인은 "이틀전부터 배달만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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