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불출마를 막는 이유는 오히려 미래통합당 공관위?

무원칙`고압적 통보에 현역 의원들 반발만... 성의있고 꼼꼼한 접근 방식이 성공 열쇠

물나시는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물나시는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지속적인 불출마 요구에도 대구경북(TK) 현역 의원이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무원칙하고 성의없는 설득 작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복수의 TK 현역 의원과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경북의 경우 통합당 현역 의원 13명(비례 포함) 가운데 10여 명이 공관위로부터 불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가 이들 대부분에게 '평가를 종합해 본 결과 경북 의원 가운데 꼴등을 했다'는 똑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이다.

이에 대해 10여 명의 경북 의원들은 서로 정보 교환 통해 '우리 10여 명이 모두가 꼴등이라면 차등은 누구냐. 이해가 가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 아니냐'라고 결론을 냈다는 전언이다.

경북의 한 의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데이터를 전제로 불출마를 권유받았다면 명예로운 퇴진도 고려해 볼만하다"며 "하지만 이처럼 무조건 자르려는 점에 방점을 둔, 무원칙하고도 고압적 통보는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라고 했다.

공관위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의 한 초선 의원도 이날 별도의 자료를 통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현저히 뒤처지고 있다는 공관위 주장을 들었는데, 올 초 실시한 지역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상대 후보보다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떤 여론조사를 근거로 내게 그렇게 통보를 했는지, 공관위는 지금이라고 정확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지역의 일부 의원은 김형오 공관위원장 대신 일면식도 없는 한 공관위원이 전화해 불출마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현역 의원에 대한 예우 문제도 수면 위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처럼 공관위로부터 불출마를 권유받은 TK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 기준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어, '대폭 물갈이'라는 공관위의 애초 목표에 큰 차질을 빚을지 우려된다. 중앙에선 이은재 의원이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예고를 해 놓은 만큼 TK에서도 설득력 없는 '불출마 작업'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무소속 출마 사태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공관위가 앞으로 현역 의원의 불출마 작업을 진행하면서 더욱 성의있고 꼼꼼한 설득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자료를 해당 의원들에게 제시함과 동시에 현역 의원들의 안면도 세워주는 출구 전략 마련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불출마가 실현될 경우 후임 공천자를 '귀띔'해 줌으로서 불출마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고, 지역 여론 흡수 작업에도 더욱 공을 들여야 성공적인 TK 공천 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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