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에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에 청와대와 여당, 정부가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며 섣부른 상황 인식을 내놓은 것이 국민 부주의를 부추겨 초기대응 실패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인 '심각'으로 격상했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국민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데 정부는 너무도 안일하고 소극적"이라며 '뒷북 대책'이라는 분노가 거세지고 있어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의 대응 역량과 의지에 따라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문 대통령과 여당이 코로나19 사태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입장으로 접근하는 탓에 사전 방역과 지휘 역할에 나서야 할 중앙부처와 기관들이 뒤로 빠져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코로나19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무증상 감염' 얘기를 할 정도로 사스, 메르스보다 전염성이 높아 국내 의료계에서도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질병" "전 세계 어떤 전문가도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 제6차 대국민 담화문)며 경계를 풀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9일 확진자가 30여 명에 달하면서 국민 불안감은 높아갔지만 문 대통령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없다"며 "아직은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대책보다 불안감을 낮추는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저는 저대로, 총리는 총리대로 '안전하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떨쳐버리자'는 캠페인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해 '안전'이라는 섣부른 발언도 내놨다.
이 와중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에게 "요새는 손님이 적으시니까 좀 일하기 편하시겠네"라고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당에서는 정부의 방역 성과만 강조하며 지역사회 감염 공포가 커진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도 내놓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방역 대응이 안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낙관론을 펼쳤고, 14일에는 "우리 방역당국의 성공적 대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19일 대구경북에서 하루에만 18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문 대통령은 "대구가 지금 비상"이라며 뒤늦게 방역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를 중심으로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올려 감염병 대책 전면 수정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이르다"며 소극적으로 임해오다 결국 23일에서야 상향 조정했다.
또 의료계가 애초부터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정부에 요구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로 일관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