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코로나19 조기 종식 마지노선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코로나19' 확진 여부 판단...전 직원들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최전선’ 사명감 갖고 일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경북지역에서 유일한 코로나19 확진 판정 검사기관이다. 영천시 금호읍에 있는 연구원 전경. 강선일기자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경북지역에서 유일한 코로나19 확진 판정 검사기관이다. 영천시 금호읍에 있는 연구원 전경. 강선일기자

"저희가 무너지면 경북 전역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검사시스템이 마비됩니다.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의 마지노선이란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3일 오후에 찾은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영천시 금호읍·이하 연구원) 청사 입구는 긴장감을 넘어 적막감으로 가득했다. 휴일인 탓도 있겠지만 경북은 물론 전국에 비상이 걸린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이다.

연구원은 경북 23개 시·군이 검사의뢰한 코로나19 의심자의 검체를 접수받아 확진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청사 입구에서 만난 이경호 원장은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연구진과 검사장비가 있는 내부시설은 공개가 힘든 점을 이해해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19 비상대책반이 꾸려진 연구원에는 30여 명의 연구진이 24시간 교대근무하면서 경북 전역에서 오는 의심자들의 검체에 대한 양성 여부를 검사한다. 6대의 검사장비를 완전가동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핵산)를 추출하고, 이를 진단시약과 배합해 '유전자 증폭검사(PCR)' 등을 거치면 6시간 내에 최종 결과가 나온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의심자 검체는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검사과정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검체가 오염되면 판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최종 결과가 나오는 6시간 동안 연구진들의 정신·육체적 피로감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일을 전후해 청도군을 중심으로 경산·영천시 등지에서 검사 의뢰가 하루 200~300건 이상으로 폭증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계속 늦춰지면서 연구진들은 상당한 압박감에 짓눌리고 있다. 연구원이 보유한 검사장비 6대의 하루 처리 가능건수는 최대 150건 정도에 불과해 의뢰 건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 원장은 "전 직원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최전선에서 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함께 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만약에라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예방과 조기 퇴치를 위한 인력·장비에 대한 지원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유일의 코로나119 검체 접수기관인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청사 출입구에 국가전염병 협력기관임을 알리는 각종 인증판이 붙어 있다. 강선일기자
경북지역 유일의 코로나119 검체 접수기관인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청사 출입구에 국가전염병 협력기관임을 알리는 각종 인증판이 붙어 있다. 강선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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