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건소 감염예방팀장 확진…알고 보니 '신천지 교인'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팀장 A 씨 코로나19 확진
동료 직원 50여명 자가격리, 서구 선별진료소 잠정 폐쇄
공무원 특성상 접촉자 많아…환자 의심 땐 빠른 조치 필요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서구보건소 직원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것으로 이날 드러남에 따라 서구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잠정 폐쇄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서구보건소 직원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것으로 이날 드러남에 따라 서구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잠정 폐쇄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공무원, 경찰 등 대구 공직사회 곳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신천지 비상'이 걸렸다.

예상치 못한 확진 판정에 동료 공무원들이 대거 격리되는가 하면, 서구는 선별진료소가 아예 폐쇄되는 등 '방역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24일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로 밝혀진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약팀장 A씨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서구청 세무과 직원 B씨에 대해서도 신천지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일 대구시가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을 받아 자가격리 권고를 하기 전까지 서구보건소에서 감염병 예방 업무를 총괄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간 21일에야 보건소에 연락해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혔고, 22일 최종 확진자로 확인됐다. A씨와 함께 근무한 직원 50여명은 자가격리됐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검체 검사 결과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예방 총괄 직원을 포함해 직원 4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서구청은 보건과가 있는 보건소 4층을 폐쇄했다. 또 보건과 소속 직원 33명을 자가격리하고 중앙정부에서 파견나온 공중보건의 5명도 돌려보냈다. 대신 다른 부서 보건 및 행정직원 33명을 구청 회의실에 만든 임시 사무실에 투입하기로 했다.

대구경찰청도 24일 동부경찰서에서 근무 중이던 수사과 직원 C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C씨는 31번 확진자와 함께 지난 16일 예배에 참석했던 신천지 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먼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된 상수도사업본부 수성사업소와 수질연구소 등 대구시 공무원 2명도 모두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로 밝혀진 바 있다.

수성경찰서 형사들이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는 신천지교회 교인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성경찰서 형사들이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는 신천지교회 교인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공직 곳곳에서 '신천지 공무원'들이 속속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자 지역 공직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특히 민원인을 대하는 업무가 많은 공무원들의 특성 상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천지 공무원들이 있을 경우 감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서구보건소는 2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선별진료소를 잠정 폐쇄했다. 만약 확진자가 계속 나와 폐쇄가 이어진다면 서구에 사는 의심환자들은 멀리 떨어진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나 남구, 북구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사실상 '방역 공백'이 벌어진 셈이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감염병 예방 최일선에 서있는 만큼 시청이나 구청 직원 중 신천지 교인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그 여파로 주요 보직자나 기관장이 격리돼 제대로 된 업무가 이뤄지지 못할 우려도 나온다"면서 "의심 환자에 대한 빠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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