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 확진자 동선 공개 안하나

식당·다중시설 등 이동 경로…주민들 수일 동안 몰라 불안
경북도 "과도한 불안…공개 고심"

24일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병원 건물을 소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24일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병원 건물을 소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의료진 9명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을 받았지만 보건당국이 이들의 동선과 시간을 공개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의료진들은 지난 20일 5명, 21일 3명 등 순차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9명이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안동의료원 등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확진판정을 받은 뒤 수일이 지났지만 이들의 동선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 다른 시·군에서는 확진자 판정과 동시에 이동경로 조사를 거쳐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즉각 공개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24일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한 코로나19 환자가 119구급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24일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한 코로나19 환자가 119구급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남병원 의료진 확진자들의 이동경로가 알려지지 않으면서 청도 주민들은 이들이 이용했을 식당, 다중시설을 몰라 공포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가벼운 발열 증세만 있어도 지역 선별진료소를 찾는 등 미처 인지하지 못한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다.

주민 이모 씨는 "시골은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같이 밥도 먹고 음식도 갖다주는 등 도시와 문화가 다른 만큼 감염 위험이 더 높다"며 "특정 마을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청도군 화양보건지소 선별진료소에는 오전 9시부터 10여 명의 주민이 가벼운 두통, 발열 증세에도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왔다. 한 20대 주민은 "어제 청도읍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오늘 열도 나고 인후통이 와 검사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청도읍 치매안심예방센터 선별진료소에도 오전 9시부터 15명 정도가 다녀가 북적였다. 또 다른 주민은 "연로한 모친을 모시고 왔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도 없는데 어제부터 두통이 있다고 하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대남병원 의료진 확진자의 경우 이동경로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는 진행했지만 워낙 수가 많아 공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청도 주민의 과도한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도군에서는 군 보건소가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이어서 폐쇄됐다. 이를 대체해 청도군 치매안심예방센터, 화양보건지소에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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