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통합당 후보 화상면접은 텃밭 홀대"

공관위 공천 작업 대안 놓고 당 강세 지역 배려 부족 비난
"최소한 방문 성의는 보여야…지역민 긍지 높일 조치 필요"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TK)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당의 강세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TK 민심이 흉흉함에도 면접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후보는 물론 병마와 따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지역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통합당이 당이 힘들 때마다 위기극복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해 온 TK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방문면접 정도의 모습은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TK 예비후보 면접심사는 27일과 28일로 예정됐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해 3월 2일부터 화상면접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사상 초유의 어려움에 처한 당의 텃밭을 어루만지는 데는 턱 없이 부족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수도권에서의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혁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TK에서 칼춤을 출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해 온 공관위원장이 내놓은 카드치곤 실망스럽다"며 "말로만 고맙고 미안한 입장이 아니라면 실의에 빠진 지역민의 긍지를 높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공관위에 TK 출신 인사가 아무도 없어 최대 물갈이 폭을 예고한 지역의 민심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화상면접 제안은 지역에 대한 결례에 가깝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TK가 희생양이 되어달라고 요구하는 공관위의 자세라고 보기엔 너무 고압적이라는 비판이다.

지역의 한 예비후보는 "가뜩이나 TK 공천은 사전에 짠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돼 면접심사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어수선한데 화상면접이 웬 말이냐"며 "그동안 TK에 신세를 진 정당이라면 지역이 이렇게 어려울 때 보다 낮은 자세로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보듬는 시늉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힘이 한껏 실린 공관위가 TK를 직접 방문하며 의리를 지키는 행보는 수도권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관위가 방역관리 차원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긴 했지만, 지역민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며 "공관위가 현재 현역 국회의원에게 요구하는 살신성인의 태도를 보이기만 하면 실무적으로 화상면접과 방문면접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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