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 누비는 히포크라테스…대구시의사회 250여명 3개 조 당직

'코로나19' 경북도의사회도 150~200명 봉사단 꾸려 시군별 5-10명 현장 파견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가운데)이 25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개인 보호복을 착용하고 확진환자를 살폈다. 대구동산병원 제공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가운데)이 25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개인 보호복을 착용하고 확진환자를 살폈다. 대구동산병원 제공

"의사들이여, 코로나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구하자"라는 대구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의 호소는 지역 의료계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회장이 25일 아침 가장 먼저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차를 몰고 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입원해 있는 확진 환자를 보살피는 실천을 함으로써 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6일 오후
26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동산병원으로 의료진이 투입되고 있다.안성완 기자

26일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26일 오후 현재 250여 명의 의사회 회원이 "당장 현장으로 달려 가겠다"며 참가 신청을 했다. 내과뿐 아니라 여러 진료 전공의 의사들이 자원했고, 연령대도 다양했다. 여성 의사도 상당수 신청했다.

개업의들의 여건을 감안해 본인들의 진료를 마치고,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에 투입돼 ▷오후 8시 ▷자정 ▷오전 4시 등 3개 조로 나눠 4시간씩 '야간 당직'을 맡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6일 오후
26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동산병원으로 의료진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이곳은 320여 명의 의료진들이 3교대로 근무를 담당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또 형편이 허락되는 자원 의사들은 각 병원 및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인력을 나눠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역할을 맡는다.

이날 오후 대구동산병원에 선발대로 제일 먼저 투입된 이관식(65) 성누가연합의원 원장은 "지역에 있는 의사로서 시민들의 아픔을 두고 볼 수 없어 오전 진료를 마치고 왔다"면서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병동 환자 진료를 맡는다. 이 시간만이라도 다른 지역에서 파견 나온 군의관들이 좀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특전사 군의관 출신이다.

경북도의사회도 이날부터 회원 150~200명의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23개 시·군 현장에 투입했다. 각 시·군 의사회 임원들이 주축인 봉사단은 아예 자신 병원의 문을 닫고 지역 주민들의 아픔을 돌보기로 했다.

경산과 청도지역 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몰려드는 경산시보건소에 진료를 자원한 장유석 경북의사회 회장은 "선별진료소 앞에 잔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을 보면 애가 탄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빨리 검체를 확보해 조기에 환자를 발견하고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경북도의사회는 시군별로 5~10명씩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공공의료원, 보건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공중보건의와 함께 의심 증상자 검체 채취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와 경북 의사들이 힘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선다는 소식에 전국에서도 의료지원단을 보내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대구에 파견할 의료진을 모집하고 있으며, 구성이 되는대로 즉시보내겠다"며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의료지원단장으로 먼저 대구에 내려가 현장 진료할 계획"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시의사회와 강남구의사회 임원들도 대구로 내려와 부족한 의료 물품, 성금 등을 전달했다.

경북대 의대 출신인 서명옥 전 서울 강남보건소장은 "대구시의사회와 함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서울에서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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