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텃밭' 대구경북 재난에 무관심?… "황교안, 서운하다"

"총리도 대통령도 오는데, 당수 코빼기 비치지 않아…"
아픔 공감 리더십 아쉬워…대구경북민 안일 대응 성토 분위기
통합당 공관위 TK 화상면접 처럼 원격조정으로 TK 민심 보듬을건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숭인2동 거리에서 시민과 팔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숭인2동 거리에서 시민과 팔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TK)이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시도민들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향해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보수 정당에 대한 지역민의 지속적인 성원에도 정작 지역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빠진 지금 보수 정당 당수(黨首)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국무총리가 대구에 상주하며 위기극복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고, 대통령도 직접 나서 지역 주민들을 다독이는 상황에서 황 대표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3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특별법을 조속히 논의하고 하루빨리 통과시킬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며 "우리 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별법 제정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울러 "제 마음은 이미 대구경북에 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한달음에 달려가 시민 여러분을 위로해드리고 현장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고 싶다"면서도 "제 방문이 혹여 지역 사회 감염 우려를 더하고 현장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섣불리 발을 못 떼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튿날인 24일에도 "정부가 사용한 '대구 코로나' 명칭은 대구시민들에게 씻어내기 힘든 아픔을 남겼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구체적으로 지역민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하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다.

통합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현재 4·15 총선 서울 종로구 후보 신분인데다 당 대표가 감염병에 노출되면 총선을 앞둔 당무에 얼마나 차질이 생길 수 있는지 확인한 터라 행보에 조심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1야당 대표가 재난현장인 TK를 방문한다고 해서 출마지역인 종로구에서 트집을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방문절차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전염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특히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마저 TK 지역구 공천 신청자들을 상대로 화상면접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일각에선 '황 대표도 공관위처럼 원격으로 TK 민심을 조정하려는 것인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상도 말에 '들다 본다'(들여다보다)는 표현이 있는데 지역에선 이 말이 '최소한의 사람 된 도리를 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며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의 지지를 받아 당권을 쥔 황 대표라면 서둘러 시도민들을 한 번 들다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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