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염병 바이러스 녹이는 대구의 仁術

26일 오후
26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동산병원으로 의료진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이곳은 320여 명의 의료진들이 3교대로 근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날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250여 명의 의사회 회원이 '야간당직' 참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영국 공영방송 BBC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진 대구의 모습을 방영했다. TV매일신문(유튜브 매일신문)이 드론으로 촬영해 올린 전염병 대란 속 대구의 풍경을 인용 보도한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아일랜드 인디펜던트도 'by The Maeil Shinmun'이라는 출처를 표기한 가운데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전염병과 싸우고 있는 대구에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는 예부터 의학의 발달을 선도해온 도시였다.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이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료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해 왔다. 대구의 전염병 대란은 그래서 역설이다. 대구 의료계의 사명감도 그만큼 진중해졌고, 의사들의 전염병과의 전쟁도 치열하다.

대구동산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코로나19 전사'를 자처한 의료진들이 모였다. 경북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팀을 꾸려 모인 것이다. 환자가 병원을 거쳐간 여파로 자가 격리 중인 경북대 인턴이 격리 해제를 요청해 감동을 전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동료들의 고생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코로나19 치료에 의사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응급실과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선후배 동료 의사들이 과로로 쓰러지거나 환자와의 접촉으로 하나둘씩 격리되고 있다며, 전염병과의 싸움터로 나와달라는 것이다. 대구의 부모, 형제, 자매들이 초유의 의료대란에 내몰리는 고난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는 읍소였다. 그리고 그 최전선으로 먼저 나갔다.

미증유의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인 대구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100명에 이르는 의사들이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고, 군부대의 의료진들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의사들의 희생정신과 소명 의식에 박수를 보낸다. 대구는 이렇게 전염병 대란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의료진의 인술(仁術)이 살아있고 시민의식이 흔들리지 않는 한, 대구는 위기 속에 더욱 빛난 도시로 다시 해외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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