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대구 주민이라 서울 병원의 항암치료 거부당한 6살 백혈병 아이

1년 반 동안 치료받아 오던 병원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본관 출입 불가 통보
병원 측 "기존 환자 감염 우려에 안심진료소를 거치도록 한 것"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 대구의 6살짜리 아이의 항암치료를 거부해 공분을 사고 있다. 대구에 산다는 게 이유였다.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 아이가 1년 반 가까이 치료를 받아오던 병원이었다.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 A(6) 군의 어머니는 26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하 병원)으로부터 '29일 예정이던 A군의 항암치료를 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는 "대구시민이기 때문에 병원 본관 출입을 할 수 없고, 별관에 마련된 안심진료소에 들러 피검사를 받고 평소 먹던 약만 받아 갈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미 2주 전에 예약된 치료였다.

A군의 어머니는 "본관 출입이 어려우면 천막을 치고서라도 항암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돌아온 것은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며 "대구 사람 전체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했다.

A군의 어머니는 "확진자가 대구에서 나온 순간부터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외출도 못 하고 있다"며 "아들의 면역력이 약해 일반인에 비해 몇 배나 청결에 신경 써왔는데 병원이 치료 불가를 통보할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높아지면서 환자 안전관리를 위해 본관 출입과 진료가 제한될 수 있다고 공지해 왔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대구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A군 가족 중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확진자 발생 장소에 들렀을 가능성도 있다"며 "병원 내 감염 위험성을 낮추고자 별관의 안심진료소를 거치도록 했고, 이번 주는 힘들지만 향후 시스템 개선을 통해 항암치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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