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스크 안 풀고…또 줄 세웠다" 정부 섣부른 발표에 '분통'

정부 발표와 달리 27일 우체국, 농협 등 공적 판매처 보급 혼선
경북우정청만 오후 5시부터 대구·청도 89개 우체국에 판매

27일 오후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 몰려 인도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대구·청도 지역 89개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데 이어 28일 오후 2시부터는 전국 읍·면 우체국에서도 판매한다. 약국과 농협하나로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27일 오후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 몰려 인도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대구·청도 지역 89개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데 이어 28일 오후 2시부터는 전국 읍·면 우체국에서도 판매한다. 약국과 농협하나로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정부가 27일부터 국내 마스크 생산의 절반 이상을 공적 판매처로 보내 보급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마스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큰 혼선이 빚어졌다. 농협과 우체국, 약국 등 현장에 물량이 확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발표가 섣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오전 마스크 구입을 위해 일찌감치 판매처를 찾은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대량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 마스크가 구비돼 있지 않았기 떄문이다.

최모(수성구 시지동, 58) 씨는 "정부 발표를 듣고 아침부터 나왔는데 우체국에서 마스크가 없다고 했다"며 "있지도 않은 마스크를 왜 공급한다고 해서 고생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에 속은 것 같아 화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마스크 수급안정 추가조치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전국 우체국과 농협, 약국 등 공적 판매처에 매일 마스크 350만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도 27일 대구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생산업체와의 세부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마스크 확보가 안됐기 때문이다. 경북우정청이 급히 확보한 마스크 15만장을 오후 5시부터 대구·청도 지역 89개 우체국에 풀어 판매를 시작했지만 시민 상당수가 발걸음을 돌린 뒤였다.

대구 수성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오전에만 마스크를 구하러 온 사람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이와 관련해 (약사회 등에서)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아직 물건을 제대로 확보할 시스템도 없으면서 정부가 당장이라도 나눠줄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해 현장만 고생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 "내일(28일)부터 우선 120만장을 전국 약국을 통해 판매하며 이 중 23만장은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읍·면 소재 1천400개 우체국에도 55만장(점포당 400장)을 공급할 예정이며, 현재 47만장 계약이 완료됐다"면서 "오늘 대구·청도 지역 15만장을 시작으로 내일부터 전국의 읍면동 우체국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서울, 경기를 제외한 전국 약 1천900개 농협 하나로마트에도 하루 55만장, 점포당 300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약사회는 27일 내부공지를 띄우고 안정적인 마스크 공급을 위한 약국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약사회 측은 이날 "내일 오전 중 아니면 오후에는 대구의 각 약국에 100장씩 마스크가 공급될 것"이라며 "이번 공적마스크 공급은 어려운 시기에 약국이 대시민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판매가격은 1천500원으로 맞춰주고 1회 5매 이하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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