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은 "코로나19보다 더 심한 게 '나쁜 정치 바이러스'"라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면, 정치 바이러스는 전염병 대란과 마주한 대구경북을 난자하는 비수이다. 그러잖아도 비뚤어진 정책 고집으로 골병든 경제가 중국발 전염병 창궐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의 모든 분야가 활력을 잃고 전 업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그 와중에 'TK 봉쇄' 논란으로 대구경북민은 자존감마저 큰 상처를 입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힘내요 대구' '함께 이겨냅시다'라며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는 온정의 목소리와 고난에 동참하려는 헌신적인 행보 때문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동촌유원지에서 상가 세입자들과 고통을 나누려는 '착한 건물주'가 나타나고 있다.
생업조차 미뤄둔 채 코로나19 현장으로 달려가 환자를 돌보고 시민을 구하려는 '히포크라테스들'의 고군분투가 살아있는 대구경북을 웅변하고 있다. 이렇게 감염병 퇴치와 경제난 극복에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과 종교계의 부적절한 처신과 엉뚱한 발언은 대구경북민과 국민의 생채기 난 가슴에 소금을 뿌리는 처사나 다름이 없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대구경북은 (신천지) 시설 폐쇄도 하지 않고 신자 명단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그냥 신천지에 협조해 달라고 읍소하는 게 무슨 공직자냐"며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관계에서는 '나쁜 정치 바이러스'라는 반격에 이어 '제발 그 입 좀 다물라'는 일갈이 뒤따랐다.
"기상천외한 궤변으로 문재인 정권을 결사 옹위하고 추종자들에게 논리적 피난처를 제공해주는 사이비 교주"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치권도 그렇고 종교계도 그렇다. 불안감과 고립감에 휩싸인 대구경북민들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를 덧내고 자존을 짓밟는 몰상식하고 비현실적인 언행은 삼가야 한다.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그 입을 제발 좀 다물고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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