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아파트에서 코로나19 예방법

김도형 공동주택관리사

김도형 공동주택관리사
김도형 공동주택관리사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을 받고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여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환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대구시의 경우 확진을 받고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환자가 1천600명을 넘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때 나와 내 가족이 머무는 아파트에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쇼핑몰은 문을 닫고 확진자가 근무한 공장도 일시 폐쇄를 한다. 그러나 내가 사는 아파트에 확진자가 드나들거나 심지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이웃들의 불안감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되었다가 23일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있었던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관리소로 몰려와 "확진자 동, 호수를 대라"며 매우 강력한 항의를 했는가 하면 모든 승강기 버튼에 손소독제를 과도하게 발라 미화 직원들이 고생하기도 했다.

시청에서도 확진자가 너무 많아 일일이 감염 경로나 거주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네에는 "우리 아파트에 확진자가 있다"는 종류의 근거 없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로 인해 불안에 떨거나 히스테리에 가까운 증상까지 보이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부실한 마스크나 방역 장비로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 주변과 이동 경로를 소독하던 관리소 직원이 "도저히 무서워서 못 하겠다"며 사직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의 아파트 내 전파 방식을 생각해 보면 승강기와 공동 현관 버튼을 통한 전염을 생각할 수 있다.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승강기 버튼을 누르기 위해 일회용 이쑤시개를 배치한 재미있는 사진이 돌아다닐 만큼 버튼에 의한 전염이 가장 큰 걱정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가 공동 현관 문고리나 승강기 내 벽과 안전 손잡이 등이다.

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Journal of hospital infection)에 따르면 문고리나 벽같이 금속이나 유리 등에 바이러스가 묻으면 평균 4, 5일 최대 10일까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만지는 문고리나 버튼에 의한 감염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금 대구 시내 모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일일 2회 이상 승강기 버튼과 공동 현관 손잡이 등을 소독용 알코올이나 락스로 닦고 있다. 위 저널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살균법으로 "62~71%의 에탄올이나 0.1%의 차아염소산나트륨(락스)으로 닦을 경우 1분 내에 100개의 바이러스를 4개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대구에는 2일 기준 이미 3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우리 이웃에 당연히 감염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승강기와 공동 현관 등의 손잡이와 버튼을 소독용 알코올이나 락스를 희석한 물을 뿌리고 1분 이상 경과한 후 닦아내는 방식으로 소독을 하고, 각 개인은 가능한 한 공동으로 사용하는 버튼이나 손잡이 등을 만진 다음에는 코나 입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는 가장 먼저 손 씻기를 하고 밖에서 사용했던 휴대폰 등도 알코올이나 락스물로 닦아 줘야 한다.

끝으로 한 관리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려 한다. "지금 우리 관리소가 방역 당국이고 보건 당국이다. 우리가 움직이면 전염병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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