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앞뒤 안 맞는 대응으로 국민 死地로 내모는 정권

비가 내린 지난 28일 오후 마스크를 구입하려 대구 수성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리고 있다. 이날 수성우체국에서는 준비한 420명분 물량이 동나 되돌아가는 시민도 많았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비가 내린 지난 28일 오후 마스크를 구입하려 대구 수성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리고 있다. 이날 수성우체국에서는 준비한 420명분 물량이 동나 되돌아가는 시민도 많았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지난 금요일 마스크 5장을 구하기 위해 점심까지 거른 채 찬비를 맞으며 우체국 앞에 3시간 동안 서 있었다. 도로 한쪽에 길게 늘어선 시민들은 더러는 우산을 들고 몸을 움츠리며 '없는 병도 생기겠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살다살다 별일을 다 겪는다'는 사람이 많았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다중이 모이는 집회와 행사를 금지한다면서 수백 명의 주민들을 한곳에 끌어모으는 이 촌극은 또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나라 꼴이 이게 뭐냐'고 탄식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 와중에도 중국으로 방역용품을 계속 보내고 있다. 한국인 입국자 전원을 격리하는 랴오닝성과 지린성을 비롯한 여러 개의 성에 라텍스 장갑과 마스크·방호복 등을 보냈다.

국제기구를 통해 현금도 지원한다. 이미 약속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정작 중국은 우리나라에 마스크를 역지원했다고 큰소리치는 형국이다. 자국 내의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졌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허세이다. 중국의 9개 성이 이미 한국발 입국 금지를 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중국발 입국 금지를 하면 우리 국민도 입국 금지될 수 있다"고 뒷북을 치고 있다.

이제는 입국 차단을 해도 효과도 없다고 한다. 하긴 중국 유학생들이 제 발로 떠나거나 입국을 꺼리고 있는 판국이다. 애초의 차단 방역에 실패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무시하던 대통령은 짜파구리 파티에 파안대소를 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니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민 탓을 한다. 진원지인 중국에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대구를 봉쇄하는 자해행위까지 벌이려 했다.

대구·경북에는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늘고 있다. 전국적인 확산 추세에 수도권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의료시스템의 감당 능력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보건복지부 장관은 헛소리를 연발하고 있고 외교부 장관은 헛걸음만 되풀이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도 더 역겨운 게 이 정권의 오만과 무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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