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기간 동대구역을 비롯한 대구 곳곳을 다녔지만 한 사람의 2차 감염자도 일으키지 않은 17번 확진자 A(37) 씨는 코로나19 환자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A씨는 귀국한 뒤 감기 증상이 생기자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4~25일 설 연휴를 맞아 고향 대구를 방문한 A씨는 기차역과 택시, 편의점, 주유소는 물론 수성구와 북구에 있는 본가와 처가에 머물면서도 계속 마스크를 썼다.
A씨는 지난달 4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열흘 가량 집이 있는 경기 구리와 서울, 대구 등지를 돌아다녔다. 공항철도와 KTX, 택시를 이용하는 등 행동 반경도 넓었다. 그러나 A씨로 인한 2차 감염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에서 A씨와 접촉한 시민 15명은 모두 잠복기 14일 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당시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17번 확진자가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던 영향으로 비말을 통한 전염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집 안에서조차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에 코로나19로부터 가족과 자신을 지킨 것이다.
A씨는 지난달 12일 퇴원하면서 "막상 코로나19를 겪어보니 생각만큼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며 "초기에 잘 대응해서 치료를 받으면 쉽지는 않더라도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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