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천·경산 공적 마스크 판매 읍·면 우체국 및 농·축협 혼란 가중

일부 판매소, 인근 도시서 온 외지인 구매로 지역민 항의...“읍·면사무소로 판매처 바꿔야”
동지역 주민 및 외지인들 “오죽하면 읍·면지역까지 찾아오겠느냐”...정부 공급 물량 확대 요구

영천고경우체국에 공적 마스크를 사러 온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선일기자
영천고경우체국에 공적 마스크를 사러 온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선일기자

정부에서 공급하는 공적 마스크 판매소인 읍·면지역 우체국과 농·축협 일선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접한 도시민이나 시내 주민들이 '원정'을 오는 바람에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지역의 마스크 대란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영천지역의 경우 2일 오전 11시부터 읍·면단위 12개 우체국에서 1인당 5장 한도인 80세트씩 4천800장의 마스크가 판매 15분만에 동이 났다.

경산지역도 이날 9개 우체국에서 80세트씩 3천600개를 판매했으나 3시간 정도를 기다리며 몰려든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조기 매진됐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2만4천70개를 판매한 경산지역 12개 농·축협(지점포함)과 2일 오후 2시부터 8천300개의 마스크를 판매한 영천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과정에서 한정된 마스크 구입을 위해 몰려든 대기자들간 실랑이가 벌어지는가 하면,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주민들이 판매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의 소동은 다반사였다.

특히 일부 판매소는 대구 등 인근 도시에서 온 외지인이나 주변 사업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구매하는 바람에 해당 지역민들이 '판매방식에 문제가 있다' '지역민이 아닌데 왜 파냐'는 등의 항의와 말다툼까지 벌이는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

경산 남천면의 한 주민은 "대구와 청도는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마스크 공급이 원할한데 바로 인접한 경산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음에도 마스크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면서 "대구나 경산시내 사람들이 시골까지 몰려 온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영천시 고경면에 사는 한 주민은 "공급 물량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외지인이 아닌 지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읍·면사무소로 마스크 판매처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천우체국 관계자는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70건 정도의 민원전화가 있었다"며 "외지인들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마스크 공급여건이 취약한 읍·면지역까지 오는 일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경산시 일부 동지역 주민과 외지인들은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읍·면지역까지 찾아오겠느냐"며 "정부에서 마스크 공급을 더 늘려 불안감을 해소해 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만 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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