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환자 A(34·대구 동구) 씨는 최근 새벽 5시가 되면 병원에 가기 시작했다. 주 3회 신장투석이 필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대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사망자 중에 당뇨환자들이 많아 코로나19에 걸리면 자칫하다 죽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집 밖으로 나갈 때마다 심호흡을 하게 된다"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신부전증,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이 있는 기저질환자들이 감염 공포에 떨고 있다. 감염 사망자 대부분이 비슷한 병을 앓아왔던 환자였던 탓이다. 상당수 기저질환자가 병원 검진 등의 이유로 '외출자제' 권고를 따를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31명이다. 대부분 고령자거나 만성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대구지역 사망자는 21명(68%)으로 평소 당뇨·고혈압(9명), 암(4명), 신부전증(3명) 등을 앓다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환자들에겐 마스크 구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자가 면역질환인 루푸스(Lupus) 병을 앓는 B(36·달서구) 씨는 최근 마스크 구매를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어 딸(13)이 마트에서 2시간을 기다렸는데도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오히려 기다리다 감염이 될 것 같아 딸에게 포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더 취약하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저질환자들도 신천지 신도처럼 선별진료와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기저질환자는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 빠른 검사가 더 절실하다"며 "이들을 위한 감염예방책, 행정지원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가 완료됐다"며 "일반 시민의 확진환자 발생률이 낮지 않은 점을 고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신천지 신도보다 일반 대구시민에 대한 검사를 좀 더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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