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대구의 나들이 풍경을 바꿔놓았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피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생활이나 가족 나들이를 계획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연인들은 마스크 등으로 무장을 하고 데이트를 하거나 자신들만의 특별한 놀이를 만들어 냈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쯤 대구 동구의 한 자동차 극장 입구에 차들이 300m 이상 길게 늘어섰다. 극장을 찾은 김대원(29) 씨는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상영시간을 놓쳐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며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건 자주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문화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기존 영화관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문화 공간으로 몰리는 것이다. 자동차 극장 대표는 "2주 전부터 평소보다 관람객이 10~20% 정도 늘었다"며 "탁 트인 야외에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 없이 차 안에만 있을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가족 나들이는 많이 움직이는 활동 대신 고독과 사색을 즐기는 모습으로 변했다. 집 안에 꼼짝없이 있어야 했던 이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인적이 드문 공원이나 섬, 바닷가로 향하고 있다. 식사와 디저트 등 직접 장만해온 도시락으로 차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 가족과 함께 책을 읽는 등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김태홍(46) 씨는 "주말에 아이들과 책 나들이를 계획했다. 조용한 경주 바닷가에 차를 세워놓고 책을 읽다 돌아왔다"며 "매번 놀이공원, 체험 학습장에만 가다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았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했다.
SNS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코로나 방호 모자를 쓰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도 적잖다. 가림막이 있는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뒤 나란히 손을 잡고 산책을 하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한동안 만나지 못하는 애뜻한 마음을 담아 각자의 집에서 서로를 위해 손편지를 쓰거나 노래를 만들며 그리움을 달래기도 한다.
이나경(21) 씨는 "남자친구가 보고 싶은데 만나지 못해 서로를 위해 노래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가사도 쓰고 녹음도 한다"며 "만나지 못하지만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로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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