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W병원 "응급 외상환자 수술 중단할 수 없다"

대구경북 응급 외상환자 24시간 기다리는 병원
전 직원 토론 끝에 병원 평소대로 운영하기로

대구 달서구 W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W병원 제공
대구 달서구 W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W병원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의료진들이 감염 위험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무릅쓰고 외상환자를 기다리는 병원이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보건복지부 지정 정형관절·수지접합 전문병원 W병원은 지난달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병원을 추스르고 응급 외상환자를 위해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우상현 W병원장은 최근 동기, 선후배가 운영하는 병원들이 직원 반대, 감염 등을 이유로 휴원하거나 축소 운영하는 것을 보고 병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환자들이 떠올랐다.

W병원 내부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우 병원장은 전 직원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의료진을 포함한 전 직원들은 이곳을 찾는 환자는 대부분의 코로나19 확진자보다 훨씬 더한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만큼 수술을 중단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은 경증으로 지나갈 텐데, 이게 무서워서 급박한 상황에 있는 환자를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우 병원장은 "불의의 사고로 부러지고 절단된 응급 환자를 고치는 게 우리 병원의 정체성이다. 이 같은 결정에 어린아이가 있는 직원이나 갓 결혼한 간호사들도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은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의료진의 안전과 병원 내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두기로 했다. 병원은 마스크, 방호복, 안면보호구 등을 넉넉히 준비했고, 출입구 통제 및 문진표 작성 등을 시작했다.

한편, W병원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다른 어려움을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로 지역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소식에 의료진, 직원들이 헌혈에 동참했다.

우 병원장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들이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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